[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2·LA 다저스)은 역시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올스타전 선발 투수의 자격이 있었다. 사상 최초로 한국인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나선 류현진이 첫 출전한 올스타전의 중압감을 이겨내고 책임진 1이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류현진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등판,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이후 세 타자를 내리 내야땅볼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류현진은 1이닝 동안 4타자를 상대로 총 12개의 공을 던졌다. 타자를 많이 상대하지도 투구수가 많은 것도 아니었지만, 상대한 타자의 면면이 역시 메이저리그 올스타전다웠다.

   
▲ 사진=LA 다저스 공식 트위터


선두타자로 나서 류현진에게 중전 안타를 뽑아낸 조지 스프링어(휴스턴 애스트로스)는 3년 연속 올스타전에 출전했고 올 시즌 타율 3할3리에 18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강타자다. 2017년 실버슬러거상과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투수 땅볼로 아웃시킨 2번타자 D.J 르메이휴(뉴욕 양키스)는 전반기 아메리칸리그 타격 1위(0.336)에 홈런 12개를 날린 현재 최고 강타자다.

2루수 땅볼로 처리한 3번타자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은 설명이 필요없는 현역 최고 스타이자 최고 몸값 선수다. 2012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출신인 트라웃은 2014년과 2016년 리그 MVP에 올랐고, 올해까지 8년 연속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류현진이 마지막으로 상대한 4번타자 카를로스 산타나(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홈구장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류현진과 대결했으나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산타나는 올 시즌 타율 2팔9푼7리에 19개의 홈런을 날렸고 OPS 0.958로 아메리칸리그 2위를 기록 중인 슬러거다. 

류현진이 바로 이런 타자들을 '꿈의 무대'인 올스타전에서 줄줄이 상대하며 실점하지 않고 1이닝 선발 임무를 마쳤다.

대단한 듯 보이지만, 올 시즌 류현진에게는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었다. 전반기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1.73. 메이저리그 전체 선발투수를 통틀어 유일한 1점대를 기록한 류현진이다. 어떤 팀, 어떤 타자를 상대해도 압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류현진이 평소 하던 대로 강타자들을 차분히 상대한 것뿐이다.

류현진이 이날 던진 12개의 공에는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선발투수라는 자긍심과 올 시즌 평균자책점 1위 투수의 자존심이 실려 있었다. 류현진은 역시 '코리안 몬스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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