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2·LA 다저스)이 잔치를 잘 끝냈다. 톱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이제 다시 경쟁의 세계로 뛰어든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첫 출전한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을 행복하게 마무리했다. 10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등판한 류현진은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사상 첫 한국인 올스타전 선발투수의 영광을 누렸고, 이전 올스타전에 출전했던 선배 박찬호와 김병현이 실점했던 것과는 달리 무실점 피칭으로 책임진 1이닝 임무를 완수했다. 경기 전 레드카펫 행사 등에서는 아내 배지현을 비롯한 가족들과 함께 참석해 올스타전 분위기도 만끽했다.

올스타전 등판을 마친 후 류현진은 "처음 (올스타전 출전을) 해봤는데, 자주 해봤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의 위치를 이어가 올스타전 출전을 또 하고 싶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 올스타전 선발로 등판해 역투한 류현진.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잔치는 여기까지였다. 짧은 올스타 브레이크를 보내고 있는 메이저리그는 12일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12일에는 휴스턴-텍사스전 한 경기만 있고 LA 다저스는 13일부터 보스턴 레드삭스와 원정 3연전으로 후반기를 시작한다.

류현진의 2019시즌 전반기는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10승(2패)을 올려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1위에 올랐고, 무엇보다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1.73)으로 메이저리그를 지배했다.

류현진이 후반기에 도전해야 할 과제는 많다. 목표로 한 20승도 노려야 하고, 평균자책점 1위 자리도 지켜야 한다.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 사이영상에도 도전해야 한다. 개인적인 성적 외에도 소속팀 다저스의 숙원인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팀의 '에이스'로서 큰 역할도 해내야 한다.

후반기 류현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현상 유지'다. 전반기처럼만 하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성과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류현진 역시 후반기를 앞두고 "전반기처럼 할 수 있게끔 준비 잘 하겠다. 전반기가 워낙 좋았는데, 후반기에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해 '전반기처럼만'을 외쳤다.

류현진의 후반기 첫 등판 상대가 보스턴 레드삭스인 것은 상징적이다. 지금까지 류현진의 로테이션이나 다저스의 선발진 상황으로 볼 때 류현진은 올스타전 1이닝 투구 후 나흘을 쉬고 오는 15일 보스턴과 3연전 마지막 경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보스턴은 지난해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에서 만나 1승 4패로 밀리며 우승컵을 내줬던 팀이다. 류현진은 당시 2차전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4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류현진으로서는 보스턴을 상대로 화끈한 설욕전을 펼치면서 사이영상 경쟁에서 한 발 앞서가는 호투로 후반기 스타트를 끊는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올스타전 선발투수' 경력을 추가한 류현진의 2019시즌 해피엔딩을 위한 후반기 레이스가 곧 시작된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