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36주 만에 상승...강남권 일대 상승 주도
새 아파트 공급 감소·강남권 재건축 단지 이주 수요
반포주공1단지 이주 물량...하반기 서울 전세시장 영향
   
▲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전경./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손희연 기자]지난해부터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서울 전셋값이 반등하면서 서울 전세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새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와 강남 재건축 단지 이주 물량이 증가한 탓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올 하반기 2300여 가구에 달하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단지 이주가 예고되면서 강남3구, 동작·강동구가 서울 전세 시장의 상승세를 이끌 전망이다.

11일 한국감정원 등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0.01%)이 36주 만에 상승 전환됐다. 강남구(0.02%)와 서초구(0.06%), 송파구(0.06%), 동작구(0.08%)다. 동작구는 서울 지역 중에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서울 전세 시장이 상승 전환된 이유에는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의 감소와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의 이주수요 물량 증가가 꼽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92가구로 지난해 하반기 2만5801가구에서 줄어들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재개발 단지에서 이주 수요도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잠실 미성·크로바, 진주아파트, 한신13차 등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가 매수세와 정비사업 이주수요 등이 서울 전세가격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2300여 가구에 달하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가 오는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6개월간 이주에 나선다. 서초구 반포 인근에서 보금자리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올 하반기 강남3구와 동작 일대 전셋값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남3구는 올 하반기 입주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는 2197가구로 공급 물량이 적다. 대부분 재건축 아파트 단지이기 때문에 일반분양 가구 물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이에 동작구와 강동구로까지 이주 수요가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동작구는 지난해 전셋값이 -1.27%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반포주공 1·2·4주구의 이주 시기가 정해지자 지난달 하락세를 멈추고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동작구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는 "도시정비사업 단지 이주 수요 증가로 전세 매물을 찾는 문의는 계속 있다"며 "강남3구 일대에서 전세 매물을 못찾으면서 동작구까지 넘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강동구는 올 하반기에만 9239가구 입주 물량이 대기 중이다. 지난달 말 입주한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 1900가구까지 포함하면 총 1만1139가구에 이른다. 서울지역 하반기 총 입주 물량 2만3631가구 중 약 39%가 강동구다. 업계에선 강남3구에서 집을 못구할 경우 새 아파트 물량이 많은 강동구로 넘어올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3구의 경우 하반기 입주 물량이 제한적이고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생활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동작구로 전세 매물을 구하는 수요가 몰릴 수 있다"며 "특히 서울은 재건축 이주수요가 있을 때마다 주변 일대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등 하락 폭이 둔화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수요자들이 강남3권, 동작 등 일대에서 전셋집을 못 구한다면 새 아파트 공급 물량이 몰려있는 강동권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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