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안전정치와 정숙성에 '깜짝', 가격 경쟁력은 '덤'

현대차가 그랜저 디젤을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디젤 세단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랜저 디젤은 현재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세계 프리미엄 디젤세단 시장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됐다.

1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BMW와 폭스바겐 등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산 자동차가 디젤 열풍에 힘입어 국내시장 잠식 속도를 높이자 이에 대한 맞대응 카드로 그랜저를 택하며 정면승부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쏘나타까지 디젤로 탄생하며 자동차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기세다.

그랜저 디젤은 현대차가 2014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수입 세단에 정면 대응할 모델로 낙점한 하반기 최대 전략 차종이다. 부산모터쇼에서 베일을 벗긴 만큼 철저히 내수 중심의 공략 모델로 안방 사수에 나서는 터줏대감으로서의 발걸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디젤엔진은 가솔린 대비 값싼 연료비와 높은 연비, 낮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 숱한 장점에도 시끄러운 엔진음 탓에 정숙함을 강조하는 세단에는 적합하지 않아 그간 시장에서 소외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 등 디젤엔진을 장착한 고급 수입 세단이 국내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의 인기를 끌자 현대차도 생각을 달리 했다. 고유가 시대의 해결방안으로 손꼽히던 차세대 엔진인 하이브리드와 디젤모두를 출시했던 현대차가 기존 디젤세단에 프리미엄을 더해 그랜저 디젤을 출시하게 된 배경이다.

이에 본지는 외국의 고급 디젤 세단에 못지 않은 현대차 그랜저 디젤의 장점을 살펴봤다.

   
▲ 그랜저 디젤/현대자동차

■수입디젤세단보다 뛰어난 정숙성

그랜저 디젤에는 싼타페 등에서 이미 내구성 검증을 끝낸 2.2리터급 E-VGT 엔진이 탑재됐다. 최대출력은 202마력, 최대토크는 45.0kg/m이다. 국내 수입차종 베스트셀러 1위인 BMW의 520d(2.0리터 디젤엔진)가 기록한 최대 184마력, 38.8kg/m와 비교해도 수치상으로는 앞선다.

높은 토크 구현이 가능한 디젤엔진의 장점은 살렸고, 상대적으로 최대 출력이 떨어지는 단점은 보완해 비교적 우수한 제원을 완성했다.

현대차가 시승회에 앞서 자랑했던 정숙성도 합격점이었다. 국내 대표 고급 세단으로서의 자부심을 잃지 않으려는 현대차의 세심한 노력이 돋보였다. 수십년 동안 축적된 디젤엔진 기술력을 보유한 독일의 프리미엄 디젤 세단 못지 않은 실력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완벽한 편의사양 갖춘 한국형 '사장님 차'

가격대비 성능비로 따져 봤을 때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편의사양을 탑재한 차는 더 이상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앞서 LF쏘나타에서 인정받은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기능은 잘만 사용하면 더 없이 편리한 기능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일정 속도, 앞차와의 간격을 세팅해 두면 차가 스스로 속도를 유지하며 달리는 것은 물론, 간격이 줄어들면 자동으로 정지하고 재출발하는 기능까지 있어 운전 피로도를 감소시킨다.

■프리미엄 이상의 프리미엄, 9개 에어백 등 다양한 안전장치 탑재

현대차가 자존심을 걸고 개발한 세단답게 우수한 안전장치를 갖췄다는 평가다. 다만 신형 제네시스가 미국 평가기관으로부터 최고 안전등급을 받았던 것과 같이 아직 공신력을 얻을 만한 실험 평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에어백은 기본 9개가 장착이 됐다. 정면충돌을 대비해 운전석과 조수석을 위한 에어백과 전후석 사이드·커튼 에어백, 운전석 무릎 에어백 등 다양한 운전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성을 최대한 억제했다.

시트에는 후방에서의 추돌을 대비해 충격을 저감시키는 구조를 적용했다. 이외에도 시야 사각지대 차량이나 후방에서 고속으로 접근하는 차량 등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경보하는 '후측방 경보시스템'과 방향지시등을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차선을 넘어가는 경우 경보로 알려주는 '차선이탈 경보시스템'도 적용돼 있다.

운전 중 집중력이 떨어졌을 때 운전자에게 사전에 위험을 인식하도록 해 사고 발생 위험을 낮춰주는 안전한 기능이다.

■프리미엄 자동차 고급스러움 그대로 옮겨

현대차는 그랜저 디젤을 출시하면서 기존 그랜저 대비 전장을 10mm 늘려 차체를 키웠다. 축간거리가 2845mm로 늘고, 실내 공간도 넓혔지만 경쟁차종으로 꼽는 BMW 520d의 2968mm에 비해서는 약간 짧은 수준이다.

전·후면부에는 새로운 디자인 범퍼를 적용했다. 전체적인 외관은 날렵해 보이면서도 풍부한 볼륨감이 느껴지는 모습이다. 2010년대 프리미엄 자동차 업계의 디자인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데, 특히 벤츠나 BMW에서 느껴지는 고급스러운 느낌이 현대차의 느낌대로 재해석됐다.

내부 인테리어는 사장님 차의 명성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고급스런 느낌의 우드(wood)가 운전석과 센터페시아, 조수석을 잇는 라인에 적용됐고 가죽소재로 마감된 시트는 비교적 무난하게 어울린다.

■520d 절반 수준 가격..최대 경쟁력

현대차 그랜저 디젤의 최대 경쟁력은 바로 가격이다. 520d가 최대 7000만원에 육박하는 높은 가격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차라면, 그랜저 디젤은 절반 수준인 3000만원대 중반에 가격대가 형성돼 있어 중산층 이상 소비자들에게 무난한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