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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제로페이'…시장(市場) 이기는 시장(市長) 없다
첫 단추부터 잘못…시장경제 역행 '관치페이' 결국 국민 세금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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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07-11 16: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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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페이는 '땅 짚고 헤엄치기다. 공정한 경쟁이 아니다.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평등하지도 않은 태생 때문이다. 누구를 달래기 위한 선의의 정책이라는 미명하에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

결국 세금으로 목숨을 연명할 모양새다. 중소기업벤처부, 기획재정부 모두 나서서 엄호한다. 이게 공정한 경쟁인가. 자유시장경제에서 있을 수 없는 내부자 거래다. 이 정부 들어 서슬퍼런 공정위가 몇 번쯤은 칼을 빼야 될 사안이다. 습성대로라면 수십 번 칼을 뺐음직한 사안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회적 경제'의 대표업적(?)인 제로페이에 홍위병들이 줄을 서고 있다. 정부마저 나서서 응원하고 있다, 응원이 아니라 아예 노골적으로 줄을 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 '관치페이'라는 말이 나온다.

'제로페이'는 말 그대로 수익구조가 없다. 이게 시장경제에서 가능한 얘기인가. 코미디다. 노동이 있는 곳에 소득이 있고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 이 모든 걸 뛰어넘는 게 있다면 그야말로 피안, 그 너머 세상 이야기 일 것이다. 인간 세상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유토피아.

'제로페이'의 종착점은 결국 세금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못 살겠다는 아우성에 대한 달래기다. 최저임금 인상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다. 절대 '공짜 점심은 없다'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공짜점심'을 넘어 대통령 공약사항이 우선인 사회다.

   
▲ 지난 5월 10일 서울 중구 세븐일레븐 무교점에서 에서 제로페이 결제 시범을 보이는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연합뉴스

누구의 주머니를 털어서 누구의 주머니를 채워주느냐에 문제로 비약하고 있다. 문제는 털리는 주머니가 화수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과는 참담하다. 모두의 주머니가 텅텅 비면 결국은 모두가 빈 주머니 신세가 된다.

세금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세금으로 보편 복지를 추구하는 유혹에 자유로울 수 있는 권력자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베네수엘라, 그리스를 주목한다. 그리고 그들의 몰락위기에서 대안을 찾고 있다, 달콤한 열매는 결코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중소벤처기업부와 서울시가 지난달 제로페이 전담 민간기업을 설립하겠다고 했다. 박영선 장관이 새로 부임한 중기부가 '제로페이 간편결제추진단' 명의로 IBK기업은행 같은 국책은행과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같은 주요 시중은행 등에 공문을 보내 10억 원씩 총 300억 원대의 출연금을 요청했다. 출연금은 법인 설립 후 기부금으로 처리해주겠다고 한다. 

기획재정부도 나섰다. 기재부는 업무추진비 등 관서 운용 경비 지급에 사용하는 정부 구매카드에 신용카드 직불카드 외에 제로페이를 포함시켰다. 카카오페이나 삼성페이처럼 민간에도 비슷한 서비스가 있는데 제로페이만 포함시킨 것은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나 다름없다. 재벌 일감 몰아주기에 먼지나게 탈탈털던 공정위는 뭐 하나.

민간기법이 제 돈 내고 이윤 없는 곳에 뛰어드는 것은 자살행위다. 하니 국책 은행, 민간 은행들의 팔을 비튼 것이다. 민간기업 입장에서 보면 제로페이는 잠재적 경쟁관계다. 다른 회사의 결제시스템을 자기 돈까지 줘가면서 밀어줘야 하는 말도 안되는 기막힌 상황에 내몰렸다.

'민주'를 부르짖는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가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까? 제로페이가 처음 등장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사용실적이 36만5000건, 57억 원이다. 반면 홍보나 가맹점 유치에 쓴 예산은 98억 원이다. 그야말로 밑지는 장사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가 49억 건에 266조 원, 체크카드가 32억 건에 74조 원이다. 단순 비교해도 제로페이의 이용실적이 얼마나 초라한 지 알 수 있다. 제로페이는 처음부터 민간과 경쟁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시장경제와는 거리가 멀다.  

나랏돈과 세금 혜택 같은 행정력을 무기로 민간 결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룰'이 깨어졌다. 심판이 선수로 뛰는 불공정 게임이다. 문제는 심판까지 뛰어들었는데도 성적표는 낙제점이다. 정부까지 뛰어들어 불공정 행위를 스스로 '감수'하면서 땀나게 뛰었는데도 시장은 선수 편이었다. 말 그대로 성적표는'제로'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올해 60억원의 제로페이 예산을 책정했다. 인프라 구축과 홍보 등을 위한 76억원도 추가경정예산안에 넣었다. 세금으로 만든 서울시의 공공시설 할인 등 모든 방법을 동원됐다. 결국 이 부분마저도 세금으로 메꿔나가야 할 것이다. 이 정도면 세금페이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 억울할 것도 없다. 불공정이나 형평성 시비는 고사하고 보이지 않는 손의 비호도 이젠 공공연하니깐.

최저임금 인상의 결과는 모두를 절망케 했다. 대통령 공약 사항이지만 정부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만큼 현장은 냉혹하다. 그 참상을 보고도 교훈을 얻지 못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제로페이 정책은 더욱 가슴을 무겁게 한다. 한 면만 보고 가는 정부와 너무나 '닮은꼴'이다.

홍보라면 이만하면 됐다. 제로페이로 자영업자를 위하는 정부, 서울시장 '누구의' 이름을 알리기에는 충분했다. 더 이상 시험은 모두를 등 돌리게 하는 자업자득의 결과를 가져 온다, 세금으로 국민을, 시민을 사는 사업은 이제 됐다. 시장(市場)을 이길 시장(市長)은 없다. 물론 시장을 이길 정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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