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축구협회와 재계약 협상 중단을 선언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재계약과 관련해 베트남 현지 언론의 억측성 보도가 이어지자 대표팀 지도에 집중하겠다며 재계약 문제를 뒤로 미뤘다. 

박항서 감독의 에이전트 DJ 매니지먼트는 11일 "지난 6월 27일 말씀드린 공식 입장 이후에도 확인되지 않은 박항서 감독의 재계약 관련 계약 세부 내용이 언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이는 이른 재계약 갱신으로 박항서 감독이 본업에 더욱 집중하고, 나아가 베트남축구대표팀의 발전과 성공에 기여하자는 취지에 부합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판단된다"고 자신의 재계약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보도에 부담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 등 중요한 대회 일정을 앞둔 베트남축구대표팀과 박항서 감독 모두를 고려해 VFF(베트남축구협회)에 재계약 협상 관련 유보의 시간을 갖자고 공식 요청했다"라고 협상 유보를 밝혔다.

   
▲ 사진=스즈키컵 홈페이지


박항서 감독은 2017년 10월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후 각종 국제대회에서 놀라운 성적을 이끌어내며 베트남의 국민영웅이 됐다.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시작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 2019 아시안컵 8강 등이 박 감독이 길지 않은 기간 일궈낸 업적들이다. 

'박항서 매직'을 확인한 베트남은 당연히 재계약을 원했다. 박 감독의 계약기간은 내년 1월까지다. 베트남축구협회가 충분히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재계약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베트남 언론들은 박 감독이 거액을 요구했다는 등의 근거없는 소문을 기사화해 명예를 중시하는 박 감독을 자극했다.

재계약도 중요하지만 당장 박 감독은 신경써야 할 일이 많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 2020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019 SEA게임(Southeast Asian Games) 등의 일정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어차피 재계약 결정은 계약 만료 3개월 전인 10월까지 하기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박 감독은 각종 대회 준비에 집중하면서 좀더 신중하게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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