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광주 지역에 내린 비가 터커(KIA 타이거즈)의 3경기 연속 홈런과 신본기(롯데 자이언츠)의 1이닝 2연속 실책을 지워버렸다. 터커와 KIA는 울고, 신본기와 롯데는 미소를 지었다.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KIA 타이거즈 경기는 비로 2회초 도중 노게임 처리됐다. 5-1로 앞서고 있던 KIA는 하늘이 원망스러웠고, 초반부터 실책 연발로 패배 분위기에 휩싸였던 롯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궂은 날씨 속에 시작된 이날 경기에서 롯데는 1회초 전준우의 희생플라이로 먼저 1점을 뽑았다. 그러나 곧이은 1회말 반격에서 KIA가 타자 일순하며 10명이 타석에 들어서 대거 5점을 뽑아 역전 리드를 잡았다.

KIA의 1회말 빅이닝은 롯데 유격수 신본기의 실책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선두 타자 김주찬이 친 유격수 땅볼을 신본기가 글러브에 담지 못하고 옆으로 흘리는 실책을 범했다. 이어 보내기 번트로 1사 2루가 된 상황에서 프레스턴 터커가 롯데 선발 서준원으로부터 우월 투런포를 터뜨려 단숨에 2-1 역전에 성공했다. 

   
▲ 사진=KIA 타이거즈


2사가 된 다음 안치홍이 좌전안타를 치고 나갔고, 다음 타자 이우성은 다시 유격수 쪽으로 땅볼 타구를 보냈다. 신본기는 이번에도 똑같은 플레이로 실책을 범했다. 역시 글러브에 공을 담지 못해 옆으로 흘리고 말았다. 이닝이 마무리될 상황이 2사 1, 2루 찬스로 이어졌다.

마운드의 서준원은 잇따른 수비 실책으로 흔들렸다. 이인행과 김민식, 황윤호에게 3연속 안타를 맞으며 추가 3실점했다. 타순이 한 바퀴 돌아 1회에만 두번째 타석에 들어선 1번타자 김주찬이 3루 땅볼 아웃되면서 길었던 KIA의 첫 공격이 끝났다.

서준원은 1회 36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홈런) 5실점했지만 자책점은 1점뿐이었다. 신본기의 실책 2개가 모두 실점으로 연결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하늘이 롯데를 도왔다. 1회부터 강하게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가 더 굵어졌고, 롯데의 2회초 공격이 진행되던 중 경기가 중단됐다. 7시 11분께 중단된 경기는 7시 56분까지 기다려도 비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결국 노게임이 선언됐다. 

연속 실책으로 고개를 들 수 없었던 신본기는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이고, 터커의 3경기 연속 홈런이자 시즌 6호포는 빗속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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