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동기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가 지난해 11월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배구조를 처음부터 단독지배구조가 아닌 공동 지배구조로 판단했어야 했다고 한 것에 대해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합작기업의 지배구조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이 교수는 17일 오후 3시 시장경제제도연구소와 자유경제포럼이 공동주최한 '논란의 분식회계, 삼성바이오 재판을 말한다' 정책토론회에 토론문을 제출해 이 같이 밝혔다.

합작 기업의 지배구조에는 한 파트너가 경영을 주도하는 단독 지배구조와 파트너들이 대등한 공동경영을 하는 공동 지배 구조가 있다. 합작회사 지분구조가 단독 지배 구조이면 연결회계, 공동지배 구조이면 지분법 회계방식이 사용된다.

이 교수는 "합작기업의 지배구조는 상황에 따라 변화해 간다"며 "특히 한 파트너가 다른 파트너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 조항이 합작 계약에 포함된 경우 콜옵션행사 여부에 따라 합작기업 지배구조는 크게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시장경제제도연구소와 자유경제포럼은 17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논란의 분식회계, 삼성바이오 재판을 말한다'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이헌 변호사,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진=미디어펜


이어 "콜옵션은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큰 사업분야에서의 단계적 투자전략"이라며 "초기 투자 이후 일정기간이 경과되어 불확실성이 낮아졌을 때 추가 투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 합작 투자 옵션 계약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이 교수는 "처음부터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았다고 보기는 어렵고 바이오시밀러 승인 등 실질적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시점부터 지분가치가 올라가고 콜옵션 행사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배구조는 단독 지배구조에서 공동 지배구조로 변하게 된다"며 "주총 의결정족수가 52%로 되어 있어 어느 파트너도 절대적 지배력을 가지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합작기업의 지배구조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필자로서 삼성바이오직스에 내려진 제재와 고발조치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보다 치밀한 논리적 검증을 거친 합리적 결론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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