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국내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하향조정 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8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 1.50%로 전격 인하한다는 내용의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발표했다. 이 문서에서 한은은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이 심화하면서 성장세가 둔화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명시해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하향조정 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1%에서 0.7%로 내렸다. 이 총재는 이날 회견에서 "상반기 중 수출과 투자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고 앞으로의 여건도 낙관하기 어려운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조정 배경을 밝혔다.

   
▲ 이주열 한은총재(오른쪽에서 2번째) /사진=한국은행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 2016년 6월 이후 3년 1개월 만의 조정이다. 그동안 기준금리는 2017년 11월과 지난해 11월에 0.25%포인트씩 상향 조정됐다.

이날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 다수의 예상을 벗어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3∼8일에 걸쳐 금융투자협회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국내 채권전문가 70%는 기준금리의 ‘동결’을 예상했었다.

한편 한은의 이번 성장률 전망 수정치는 정부 전망치보다 낮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이달 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2.7%에서 2.4∼2.5%로 0.2%포인트 내렸다.

함께 발표된 한은의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보면 한은이 국내경제 상황에 대해 과거보다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문서에서 한은은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 “소비가 증가세를 이어가겠으나 건설투자 조정이 지속되고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도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금년 중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 4월 전망치(2.5%)를 하회하는 2%대 초반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 전망에 대해서도 "지난 4월 전망(1.1%) 경로를 하회하여 당분간 1%를 밑도는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내년 이후 1%대 초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명시해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을 뒷받침 했다.

지난 5월 의결문에 포함됐던 “국내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표현도 삭제된 점이 눈에 띈다.

아울러 한은은 향후 주의 깊게 살펴볼 경제환경 여건으로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주요국의 경기와 통화정책 변화,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꼽았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7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전문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1.75%에서 1.50%로 하향 조정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는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교역이 위축되면서 성장세가 완만해지는 움직임을 지속하였다. 국제금융시장은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 등으로 주요국의 주가가 상승하는 등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나타내었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정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건설투자 조정이 지속되고 수출과 설비투자의 부진이 심화되면서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폭이 확대되는 등 일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국내경제의 성장흐름은 소비가 증가세를 이어가겠으나 건설투자 조정이 지속되고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도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년중 GDP성장률은 지난 4월 전망치(2.5%)를 하회하는 2%대 초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가격의 하락세 지속 등으로 0%대 중후반의 낮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0%대 중후반을,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초반을 나타내었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전망경로를 하회하여 당분간 1%를 밑도는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내년 이후 1%대 초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에서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었다. 장기시장금리가 국내외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크게 하락하고 주가와 원/달러 환율은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에 영향받으며 상당폭 등락하였다. 가계대출은 증가세 둔화가 이어졌으며, 주택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하였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주요국의 경기와 통화정책 변화,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전개 상황과 국내 성장 및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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