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8일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지만 국내 증시가 드라마틱한 상승세를 보여주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어차피 8월에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만큼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증시의 흐름을 바꿔줄 만큼의 이슈는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전날 개최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전격 인하했다. 아울러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 사진=연합뉴스


금통위가 금리를 인하한 건 2016년 6월 이후 무려 3년 만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8월쯤 인하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그러나 한은은 예상보다 한 달 정도 빠르게 움직임으로써 ‘선제조치’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예상 밖의 금리 인하 이슈가 있었음에도 국내 증시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주진 않았다. 같은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37포인트(-0.31%) 내린 2066.55로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 역시 전장보다 1.13포인트(-0.17%) 내린 665.15로 거래를 마쳤다. 금리 인하가 단행됐는데도 지수가 떨어진 것이다.

오히려 다음 날인 이날 양 지수는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30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약 1.2%, 코스닥은 약 0.8% 상승한 모습이다. 물론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그다지 가파른 상승세는 아니다.

금리 인하가 단행됐음에도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분석이 나온다. 근본적으로 한은의 금리 인하는 ‘경기 부진’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이 ‘호재’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지적이 우선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센터장은 "금리 인하 자체가 실물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지금은 미중 분쟁이나 일본 등 외부변수도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 역시 "이번 금리 인하는 한국 경기가 안 좋다는 사실을 후행적으로 확인시켜 준 것에 불과해 주가가 오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7월이냐 8월이냐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금리 인하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중립적"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금리 인하는 시장이 어느 정도 예측한 호재였던 만큼 국내 증시의 근본적인 분위기를 전환시킬 만큼의 변수가 되기는 역부족이라는 의미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