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이 미뤄뒀던 시즌 11승을 거뒀다. 타선 지원은 별로 받지 못했지만 특유의 짠물 피칭으로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다운 역투를 했고, 선발 요원 마에다 겐타가 구원 등판하는 등 이번에는 불펜의 도움을 받았다.

류현진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 경기에 시즌 19번째 선발 등판, 7이닝을 4피안타 4사사구(3볼넷 1사구) 7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다저스는 2-1로 역전승했다.

류현진은 시즌 11승을 수확하면서 평균자책점은 1.78에서 1.76으로 조금 낮췄다.

   
▲ 사진=LA 다저스 SNS


류현진은 1회 수비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냈으나 위기를 만들지 않았다. 1사 후 커티스 그랜더슨을 1루쪽 땅볼로 유도했지만, 1루수 작 피더슨이 펌블하는 실책을 범했다.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고 후속 타자 개럿 쿠퍼를 유격수 땅볼 유도해 6-4-3 병살타로 처리하고 간단히 이닝을 끝냈다. 

2회초에는 브라이언 앤더슨과 스탈린 카스트로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투아웃까지 잘 잡아낸 다음 위기에 몰렸다. 해롤드 라미레스에게 볼넷, 호르헤 알파로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한 다음 세자르 푸에요에게도 볼넷을 내줬다. 구심이 몸쪽 꽉 찬 공을 볼로 판정해 류현진이 한 이닝에서만 볼넷을 2개나 내주고 실점 위기를 맞았다. 2사 만루에서 투수 잭 갤런 타석이 돌아온 것은 다행이었다. 류현진은 갤런을 투수 땅볼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초에는 선두타자 미겔 로하스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지만 그랜더슨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잡히며 병살 플레이로 연결돼 한숨 돌렸다. 2사가 된 다음 쿠퍼에게 좌월 2루타를 맞았으나 앤더슨을 포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시켰다.

다저스 타선이 마이애미 선발 잭 갤런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0-0 균형이 이어진 가운데 류현진이 4회초 실점하며 선제점을 내주고 말았다. 1사 후 라미레스를 1루쪽 내야 안타로 내보낸 것이 찜찜했다. 류현진이 1루 베이스커버를 들어갔으나 간발의 차로 세이프돼 내준 안타였다. 곧이어 알파로에게 좌중간을 꿰뚫는 적시 2루타를 맞고 실점했다.

선취점을 허용하며 흔들린 류현진은 푸에요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고, 투수 갤런의 희생번트로 2사 2,3루 추기실점 위기가 이어졌다. 여기서 로하스를 2루수 땅볼 처리한 것은 류현진의 위기관리 능력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5회초를 삼자범퇴로 넘긴 류현진은 6회초 1사 후 유격수 코리 시거의 실책으로 라미레스의 출루를 허용했지만 후속타를 봉쇄했다.

5회까지 무득점으로 헤매던 다저스 타선이 6회말 드디어 점수를 내며 역전을 시켰다. 알렉스 버두고의 안타와 볼넷 2개로 1사 만루 기회가 만들어졌다. 시거가 2루 땅볼을 치고 전력 질주해 병살을 면하는 사이 3루주자 버두고가 홈인해 1-1 동점. 다음 키케 에르난데스의 2루 땅볼 때는 상대 실책이 나오며 추가점을 뽑아 간신히 2-1로 역전할 수 있었다.

5회까지 무실점 호투했던 마이애미 선발 잭 갤런은 6회말 1사 만루에서 물러났는데 수비 실책이 나오면서 2실점(1자책)을 떠안았다. 결국 갤런은 잘 던지고도 아쉬운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역전으로 기분이 좋아진 덕분인지 류현진은 7회초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솎아내는 위력적인 피칭을 한 후 투구수 102가 돼 7회말 자신의 타석 때 대타로 교체돼 물러났다. 

류현진이 물러난 후 8회초는 마에다 겐타가 구원 등판해 1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고, 9회초는 마무리 켄리 잰슨이 3연속 삼진으로 뒷문을 틀어막고 류현진의 승리를 지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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