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정책은 정부가 기금 정책금융 금리를 통해 단기적으로 내수경기를 활성화하는 것에 불과

창조경제의 시작으로 작용할 각종 산업과 기업이 발원하고 있으나 반기업정서는 여전히 팽배해 있으며, 정부가 오히려 동반성장 및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으로 기업 활동을 옥죄는 수많은 규제를 양산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러한 경제환경 하에서는 기업가가 최선을 다해 일할 유인체계가 작동하지 않으리라는 위기감이 각계각층에 널리 퍼져 있으며,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의 경제활성화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천편일률적인 경기부양보다는 규제완화를 비롯한 성장력 구축 대책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규제완화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의 쇄신 및 정상화 등 공공 부문의 민간경쟁체제 도입을 적극 고려해야 하며, 재정 확장과 투입에 의한 경제 살리기식 부양책 보다는 기업생산성 향상에 근거한 근본적인 성장을 꾀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도 나왔다.

정치력이 있다고 여겨지는 최경환 경제팀의 역량을 통해 국회의 무소불위와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한 비효율을 돌파함과 동시에, 산업별 자유화와 시장경쟁체제의 보장 및 기업환경 개선을 통하여 외국으로 나간 국내기업의 유턴은 물론이고 외국기업의 투자가 더욱 활발할 수 있는 경제환경으로 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경제활성화 연속 2차 토론회, ‘경제활성화 해법 원로에게 듣는다’에서 정부 경제정책과 기업환경의 실정에 관하여 발언하는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20일 오후 2시 자유경제원 5층회의실에서 ‘경제활성화 해법 원로에게 듣는다’ 2차 토론회를 갖고 “초이노믹스 정책 중 하나인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가 기업의 이용가능한 현금 규모를 줄이고 자본지출과 배당금 규모를 늘리면서 재무레버리지를 악화시킬 것이기 때문에, 한국기업들의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이날 “초이노믹스의 핵심은 정부가 기금이나 정책금융, 금리 등을 통해 돈을 풀어 단기적으로 내수경기를 활성화하자는 것이며, 시중에 자금을 풀 수 있는 방법은 거의 모두 동원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사내유보금 과세로 인한 투자여력의 저하 가능성 등 정책의 부정적 효과는 시장에 대한 정책자금의 일방향 흐름이 한차례 있고 난 이후에 장기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시장의 반응이 일단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마지막으로 “서비스산업 육성대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시장이 더욱 낙관적으로 받아들일 것이지만, 성장기반을 훼손하는 소비진작 중심의 경기 부양 보다는 성장기반을 다지고 키우는 기업경쟁력 중심의 경기부양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발제자인 김영봉 세종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를 비롯하여 김인영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이춘근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가 패널로 참석해 토론을 벌였다.

   
▲ 자유경제원-문화일보 공동 주최, ‘경제활성화 해법 원로에게 듣는다’ 2차 토론회 전경. 자유경제원은 최경환 효과와 투자활성화, 정부 경제정책과 기업환경의 실정 등 작금의 한국경제 활성화에 관하여 심도있는 토론회를 연속해서 주관한다. 20일 토론회는 13일에 열린 1차 토론회에 이어, 제 2차 토론회로 개최되었다. 연속토론회는 매주 수요일 3차례에 걸쳐 개최되며, 8월27일에는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를 초청할 예정이다.

다음은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의 토론문 전문이다.

최근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가 한국기업들의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무디스의 지적이 눈길을 끈다. 한국 정부의 이번 과세안은 기업의 이용 가능한 현금규모를 줄이고 자본지출과 배당금 규모는 늘릴 것이기 때문에 재무레버리지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경환 정책의 핵심은 정부가 직접 재정을 확대해서 지출하는 것이 아니라 기금이나 정책금융, 금리 등을 통해 돈을 풀어 단기적으로 내수경기를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경기부양을 위해 현실적으로 시중에 자금을 풀 수 있는 방법은 가능한 모두 동원되는 듯하다. 증시는 이미 경기예고지표인 주가지수를 통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중소기업과 서민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런데 몇 가지 측면에서 우려감도 함께 커지고 있음에 주목하자. LTV, DTI 완화에 따른 과도한 가계부채의 증가, 사내유보금에 대한 징벌적 과세로 인한 투자여력의 저하 가능성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물론 정책의 부정적 효과는 시장에 대한 정책자금의 일방향 흐름이 한차례 있고난 이후에 장기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 우려가 된다.

특히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는 ‘기업소득환류세제’라는 말로 포장되기는 했으나 동일소득에 대한 이중과세는 물론이고, 단기적인 경기부양을 위해 우리 기업들의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을 희생시키는 조치임에는 틀림이 없다. 말하자면, 오늘 저녁밥상의 반찬을 늘이기 위해 알 잘 낳는 닭을 잡는 것과 다름없다. 사내유보금이란 무엇인가? 주주들은 일 년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을 배당으로 가져가지 않고 회사 내에 남겨놓는 돈이다. 사실, 사내유보금 규모 하나만 보아도 대략 그 기업이 우량기업인지 부실기업인지 알 수 있다. 기업에 남겨놓은 만큼의 이익을 내지 못했거나 향후 재투자기회가 없어 번 돈을 모두 배당으로 분배한 기업이라면 적어도 부실하거나 성장가능성이 없는 기업으로 판단하면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사내유보금을 인건비나 배당 등으로 나누는 일은 미래 투자를 위해 기업이 비축해 놓은 재원을 들어먹는 일이다. 그래서 재투자를 위해 저축을 많이 해놓은 기업들에 대한 징벌적 과세는 우리 경제의 성장기반을 약화시키는 조치일 수 있다.

이번 조치가 당장의 소비지출을 유인할 수는 있겠지만 그 실효성도 의문이다. 대기업들의 사내유보금이 대략 550조에 달한다고는 하지만 그 기업들은 상장회사 가운데 불과 10여개 회사에 불과하고 더구나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절반을 차지한다. 결국 우량기업들의 임금을 늘이는 것은 국내 산업계의 인건비, 소득의 격차를 심화시키는 일이고, 배당을 늘이는 것 역시 90% 이상이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자 그리고 고소득층인 대주주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배당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이들의 배당소득이 과연 얼마나 소비의 확대로 나타날지도 의문이다.

그동안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대기업들의 투자촉진은 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단골 메뉴였다. 그리고 투자확대는 선거공약으로 늘 등장했던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기대감을 갖게 했으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정부들의 바람대로 대기업들의 투자가 뒤따르지 못한 것은 투자할만한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규제혁파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조치는 투자여력이 있는 기업들조차도 미래의 투자를 막는 새로운 규제가 될 수도 있다.

이번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고용과 투자를 확대하여 소득과 소비를 늘임으로써 침체한 경기분위기를 끌어올리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그러나 실험적 성격이 강한 기업투자 활성화와 소비촉진 정책은 자칫 소득의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현안대로라면 부유층에 유리한 배당소득에 대한 혜택이 될 수 있고, LTV, DTI 등의 금융완화정책은 부동산 경기의 활성화에 기여하겠지만 동시에 가계부채 문제를 심화시킬 수도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정부의 이번 정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추가적인 기준금리의 인하 조치, 서비스산업 육성대책에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한 강력한 정책의지는 당장은 시장에서 낙관적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그러나 성장기반을 훼손하는 소비진작 중심의 경기부양이 우리 경제에 장기적으로 어떠한 결과로 나타날지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일관된 정책기조로 받아들여도 좋을 만큼 충분히 공론화를 거친 정책아젠다 개발의 최종성과물인지도 궁금하다. 해법 찾는 일이 늘 어려운 경제정책. 장기적 안목에서 늘 유연하게 접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