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용인정 당협위원장 임명 6개월 “한번도 안주한 적 없다” 
"보수언론·시민사회 20년 경험과 유연성, 미래비전 등 강점" 
   
▲ 지난 16일 용인시 기흥구 사무실에서 만난 김범수 용인정 당협위원장 /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단정한 머리에 깔끔한 용모, '꽃중년'이라는 수식어가 절로 떠올랐다. 김범수 용인정 당협위원장에 대한 첫인상이다. 그러나 부드러운 외모와 달리 김 위원장은 자신의 주요 강점으로 "오랫동안 아스팔트에서 싸워온 점"을 꼽았다. 그는 근 20년간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을 발행하면서 제도권 밖에서 보수운동을 펼쳐왔고 사단법인 세이브엔케이(Save North Korea)를 통해 오랜 기간 북한인권, 통일운동을 해왔다.  

지난 1월 15일 용인정 당협위원장에 임명된 그는 지난 6개월을 돌아보며 "숨가쁘게 달려왔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열심히 한 것과 결과는 다를 수 있다. 중요한건 승리다"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상대후보자인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언급하며 "인지도 측면에서 봤을 때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오랫동안 미래한국을 발행하며 국가에 대한 비전, 정책 대안과 이에 대한 이론이 탄탄하다는 것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았다. 또한 제도권 밖에서 활동하며 쌓아온 투쟁력과 상대적 젊음에서 오는 미래에 대한 비전과 유연성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정치에 관심이 없는 많은 유권자들은 처음엔 인지도가 높은 사람에게 표를 줄 가능성이 크지만 결국 인물중심으로 유권자들을 설득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역구 승리를 위해서는 자유한국당이 중앙에서 잘해줘 바람이 부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처럼 큰 변화 없이 무난하게 가다보면 무난히 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우려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에서의 화두를 경제문제보다 평화·안보문제로 전망하며 “한국당이 북한문제에 있어 보다 대담하고 적극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지난 16일 용인시 기흥구 사무실에서 만난 김범수 용인정 당협위원장 /사진=미디어펜


-용인정 당협위원장을 맡은지 6개월 정도 됐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
"1월 15일부터 당협위원장을 맡았으니 이번주가 정확히 6개월째가 된다. 처음에 용인정 당협을 맡았을 때는 당이 비대위 체제였고 대표가 뽑이기 전이어서 당내 분위기가 굉장히 어수선했다. 한국당이 바닥을 치고 있을 때니 지역에서도 모든 것이 어려울 때였다. 그동안 당협 조직을 정비하고 주요 인사들을 만나고 지역 현안을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중앙당 차원에서는 2월 말 전당대회에가 있었고 이어 3월에 보궐 선거가 있어 현장 유세지원에도 나섰다. 이어 4월부터는 6회에 걸쳐 장외투쟁이 있었다. 패스트트랙 정국이 시작되면서 원내 의원들이 열심히 싸웠고 원외위원장들도 전력을 보탰다. 정신없이 달려왔는데 문제는 열심히 하는 것이 물론 중요하지만 이겨야 한다는 거다. 냉정하게 봤을 때 열심히 하긴 했지만 아직은 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비단 우리 지역 뿐 아니라 자유한국당 전체가 이대로 무난하게 가다보면 무난히 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정말 잘해야 한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2002년 창간된 보수 정론지 미래한국에서 언론인으로 일해 왔고 또한 사단법인 세이브엔케이(Save North Korea)를 통해 북한인권, 통일운동을 해왔다. 지난 18년 동안 고민했던 것들을 제도권에 들어가 실현하고 싶었다. 소위 현실 정치, 여의도 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힌 건 탄핵 이후였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공도 있고 과도 있다. 그러나 과라고 일컬어지는 것들이 탄핵 사유가 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탄핵정국에서는 미래한국을 통해 탄핵의 부당성을 집중적으로 알렸고 초기부터 매주 태극기 집회에 참여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 판결이 난 이후에는 헌재 판결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고 태극기를 적극 들지 않았다. 판결이 아무리 부당하더라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국민 저항으로 가야 하는데 그건 역부족이라고 생각했다. 정권을 가져와서 역사적으로 정리해야 문제라고 생각했다. 동시에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나 싶고 허탈했다. 국민의 80%가 탄핵에 찬성했고 조중동까지 힘을 보탰었다. 굉장히 혼란스러웠고 이 사태를 어떻게 바라봐야 될까,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 많은 고민을 했다."

-당시 정국이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보수진영이 반으로 갈렸다. 절반은 탄핵을 받아들였지만 절반은 옳고 그름을 떠나 현실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측면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폭을 기대하며 거리에서 태극기를 드는 분들도 있었다. 미국 등 국제사회에서 보면 거리에 나와 태극기를 든 국민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청와대 입장, 국회 입장을 대한민국 국민의 생각으로 본다. 우리가 대의민주주의를 하고 있기에 국제사회에서 볼 때는 그럴 수밖에 없다. 다만 한국문제에 정통한 미국인들은 문재인 정부의 속성을 알고 있기에 우리 정부를 믿을 수 없다고 보는데 그렇다고 누구와 대화를 할 것이냐 했을 때 대화 파트너가 없다는 게 현실이었다. 그래서 어렵겠지만 대단히 불편한 과정을 거쳐서라도 제도권 안에 들어가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국회에 들어가 그동안 언론, 시민단체에 몸담으며 생각해왔던 일들을 실현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내년 총선에서 이겨야 한다. 총선 화두가 무엇이라고 보나?
"경제가 망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 가면 어쩔 수 없이 ‘문재인 심판론’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라는 생각이 든다. 나라가 망할 정도로 경제가 주저앉지 않는 이상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당분간은 어떻게든 임시방편으로 끌고 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그리고 경제문제와 안보문제가 붙으면 아직 안보나 평화문제가 우선시 될거라고 본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가 이념 편향된 우리사회에서는 당장 먹히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문 대통령이 싫다고 해서 그에 대한 국민들의 대안이 아직 한국당이 아니라는 점이다. 문 대통령이 북한에 가서 김정은과 사진 한방 찍으면 여론은 당장 긍정적으로 돌아선다. 결국 북한 문제가 중요한데 이대로라면 지금 한국당이 할 수 있는 것은 반대밖에 없어 보인다. 국민들 눈에는 ‘반대를 위한 반대’로 밖에 보이지 않을 거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되나?
"한국당이 북한 문제에 대해 보다 과감한 화두를 던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개성공단의 큰 문제 중 하나는 일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월급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과감하게 개성공단을 재개해서 근로자들에게 월급을 줄 수 있도록 하자라고 하면 이것은 진정으로 북한 주민들을 위한 경협을 하자는 얘기가 된다. 북한 주민들을 위한 대북 지원을 하자는 거다. 그리고 핵폐기를 위해 보다 대담한 대화를 북한과 하라고 주문할 수 있다. 남북대화를 적극 옹호하면 핵폐기 안건이 안나오는 점에 대해 강하게 비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핵폐기를 전제로 북한에 대한 투자를 얘기할수 있다. 이건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온 전략이기도 하다. 실제로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투자처가 북한이다. 우리 한국당이 핵이 없는 북한에 지원을 하겠다고 과감하게 화두를 던지고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 
그리고 역시 가장 근본적 문제는 인권이다. 북한에는 자유가 없다. 종교를 가지면 공개처형 당하고 여자는 50만원, 젊은 여자들은 100만원에 지금도 팔려가고 있다. 이런 점들이 세계에서 가장 비정상이고 비상식적인 일인데 이러한 문제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눈과 귀를 열고 상식적으로 대응하고 분노할 때 한국 사회가 바뀐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모순을 끊임없이 얘기하고 설명하는 수밖에 없는데 이를 전향적인 자세로 해야한다."

-위원장님만의 강점 3가지를 꼽는다면?
"국가에 대한 비전, 정책 대안과 이론에 대해 나름 오랫동안 고민하며 내재화시켜왔다고 생각한다. 미래한국을 발행하면서 그런 부분을 준비해왔다. 또 하나는 오랫동안 아스팔트에서 싸워왔다는 점이다. 미래한국이 메이저 매체가 아니기 때문에 늘 제도권 밖에서 싸워야 했다. 시민활동이라는 게 알다시피 찬바람 맞으며 대단히 어려운 환경에서 하는거다. 그런 투쟁력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동시에 유연성도 장점일 것 같다. 보수정론을 표방해온 미래한국을 통해 여러 사안들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일관적으로 밝혀왔기 때문에 당내에서나 지역 당원들 사이에서 정체성에 대해 의심을 받을 염려가 없다. 그래서 오히려 중도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상대 후보자인 표창원 의원이 인지도가 매우 높다. 거의 연예인 급인데 그런 점에선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될 것이다. 정치에 관심 없는 유권자들은 이름을 아는 사람에게 우선 표를 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지역현안과 인물중심의 싸움으로 만들어야한다."

-존경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이승만 대통령을 존경한다. 이승만 대통령의 자유민주주의에 대해 확고한 건국정신은 정말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미래한국에서 이승만 대통령 넥타이를 만들어 기념하기도 했다. 그리고 미래한국을 창간한 고 김상철 변호사를 가장 존경한다. 잠시 서울시장을 역임한 것을 빼고는 현실정치와는 거리가 있으셨지만 뚜렷한 비전과 용기와 추진력에서 탁월한 분이셨다. 제가 옆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고 그분의 정신을 늘 기억해왔다."

-10년 뒤 위원장님의 모습을 상상해본다면?
"돌이켜보면 나는 한 순간도 현실에 안주했던 적이 없었다. 현재에 만족하며 ‘이 정도면 됐지’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제가 가방끈이 긴 편인데 이정도면 꽤 많이 배웠다라는 생각을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 늘 부족했고 늘 ‘배가 고팠다’. 아마 10년 후에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지역 일을 하고 있든 다른 일을 하고 있든 안주하지 않고 계속 미래에 대해 생각하며 열심히 뛰고 있을 것 같다. 우선 드는 생각은 지역 일을 열심히 하려면 중앙에서 힘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중앙에서 힘이 있어야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다. 그런데 또 중앙에서 힘이 있으려면 지역에 탄탄한 기반이 있어야 한다.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고 중앙에서도 소신 있게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