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납품대금조정협의제도 요건·절차 변경
약정서 발급의무 위반시 건당 과태료 500만원 부과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 개정 시행됨에 따라 시행령과 시행규칙도 변경된다고 밝혀 기업 경영의 자유가 크게 훼손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중기부에 따르면 '상생협력촉진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납품대금조정협의제도 요건과 절차, 정당한 사유없이 요구할 수 없는 경영정보 범위, 약정서 미교부시 과태료 부과 등을 명시하고 있다.

개정 시행령에 따르면 공급원가가 일정기준 이상으로 변동할 경우 협동조합은 개별기업의 신청을 받아 위탁기업에 납품대금조정협의 신청이 가능해진다. 또한 납품대금조정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 명백히 예상되는 경우 상생협력법에 따른 분쟁조정 신청도 할 수 있게 된다. 약정서 미발급시엔 건당 500만원의 과태료를 물도록 강제했다.

또한 개정 시행규칙은 수탁기업에게 요구할 수 없는 경영정보 범위를 △수탁기업이 투입한 원재료비, 노무비, 경비 등 원가에 관한 정보 △다른 기업에게 납품하는 매출액 등 매출 관련 정보 △생산계획 등 경영전략 관련 정보 △다른 기업에 대한 거래조건 등 영업 관련 정보 △거래를 위한 전자적 정보 교환 전산망에 접속하기 위한 정보로 확대 규정했다.

중기부는 이 같은 조치의 배경에 대해 공정거래 문화 정착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납품대금조정협의제도를 쉽게 접근·활용하도록 구체적인 절차 및 방법 등이 포함된 '납품대금조정협의제도 가이드 라인'도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보이는 손'으로 시장을 좌지우지 하겠다는 뜻과 같고, '약정시 미교부시 건당 과태료 500만원 부과' 등 처벌 일변도의 정책을 펴는 것은 기업 간 거래의 자유를 훼손해 기업 경영에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김영훈 바른사회시민회의 경제실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은 자선사업이 아니라 효율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진행하는 거래 그 자체"라며 "상생법을 개정하고 시행하는 중기부의 정책은 시장 간섭"이라고 꼬집었다.

김 실장은 "중기부의 '보이는 손'으로 국내 중소기업들이 성장하는 것에 반짝 효과를 줄 수는 있겠지만 중소기업이 자체 경쟁력을 갖출 계기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개별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나아가는데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면서도 "정권의 위력 발휘에 따라 중소기업이 큰다면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고 몸 키우는 보디빌더와 무엇이 다른 것이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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