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손흥민(토트넘)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와 맞대결에서 대등한 경기력을 보였다. 손흥민은 한 차례 골대를 강타하는 아쉬움 속 골을 넣지 못했고 호날두는 골을 터뜨렸다. 그래도 적어도 그라운드에서 같이 뛰는 동안은 손흥민의 활약이 조금이나마 더 돋보였다.

토트넘은 21일 싱가포르 칼링의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2019 인터내셔널 챔피언스 컵(ICC)' 첫 경기에서 3-2로 이겼다. 손흥민이 전반만 뛰고 교체된 가운데 토트넘은 라멜라, 모우라, 케인의 골로 승리를 따냈다. 유벤투스에서는 이과인과 호날두가 골 맛을 봤다. 

두 팀간 대결에서 국내 팬들이 가장 주목한 부분은 역시 손흥민과 호날두의 만남이었다. 손흥민은 '손날두'라 불릴 정도로 호날두가 롤모델이었으며 플레이 스타일에도 유사한 점이 많다. 둘은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처음 만난 적이 있다. 당시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 소속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이 후반 44분 교체 출전해 4분 남짓밖에 뛰지않아 맞대결이라고 할 만한 그림은 못됐다.

   
▲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이날 경기에서는 둘 다 나란히 선발 출전해 정면 대결을 펼쳤다. 손흥민은 전반만 뛰고 교체됐고 호날두는 후반 17분까지 뛰었다. 손흥민은 전반 토트넘 공격의 핵심 역할을 해냈지만 골은 넣지 못했다. 그래도 골대를 강타하는 슛으로 존재감을 과시했고, 토트넘의 선제골은 손흥민의 설계로 만들어진 골이었다. 호날두는 전반에는 이렇다 할 활약을 못하다 후반 골을 터뜨리고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치며 건재를 알렸다.

신예 공격수 트로이 패럿과 투톱으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이른 시간 유벤투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전반 4분 패럿이 찔러준 패스를 이어받아 강력한 왼발 슛을 날린 것이 유벤투스 왼쪽 골대를 때리고 나왔다. 아쉽게 골 기회를 놓친 손흥민은 전반 8분에도 슛을 날렸으나 이번에는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주도권을 잡고 계속 몰아붙이던 토트넘이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30분 상대 공격을 차단해 빠르게 역습에 나선 가운데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돌파해 들어갔다. 직접 슈팅도 가능해 보였지만 손흥민은 보다 좋은 위치로 쇄도해 들어온 패럿에게 볼을 내줬다. 패럿의 슛을 유벤투스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이 간신히 쳐냈지만, 에릭 라멜라가 재차 슛해 골문을 열었다.

손흥민의 이타적인 플레이가 돋보인 토트넘의 선제골 장면이었다. 제 몫을 해낸 손흥민은 후반전 들며 루카스 모우라와 교체돼 물러났다. 

후반전에는 양 팀의 공방이 치열했다. 유벤투스가 후반 11분 교체 투입됐던 곤살로 이과인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 사진=인터내셔널 챔피언스 컵 공식 SNS


이어 호날두의 역전골까지 터져나왔다. 후반 15분 왼쪽 측면에서 마티아 델 실리오가 내준 패스를 받은 호날두는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쇄도하며 논스톱으로 오른발 슛을 날렸다. 토트넘 골문을 뚫은 호날두는 포효하며 '호우 세리머니'를 펼쳤다. 골맛을 본 호날두는 후반 17분 교체됐다.

리드를 빼앗긴 토트넘이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20분 이적생 은돔벨레의 크로스를 모우라가 골지역 오른쪽에서 슬라이딩하며 슈팅해 2-2 동점을 만드는 골을 뽑아냈다.

이후 팽팽하게 이어지던 균형은 후반 추가시간에 깨졌다. 토트넘의 주포 해리 케인이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중앙선 부근에서 모우라가 상대 수비의 볼을 빼앗아 케인에게 넘겼다. 케인은 후반 교체돼 들어온 유벤투스 골키퍼 보이치에흐 슈첸스니가 골문을 비우고 전진해 있는 것을 보고 그대로 장거리 슛을 날렸다. 볼은 유벤투스의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며 그대로 결승골이 됐다.

2019 인터내셔널 챔피언스 컵 1차전에서 유벤투스를 꺾은 지난해 이 대회 우승팀 토트넘은 오는 25일 중국 상하이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차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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