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봉산 주변에 80여기 조성…발굴조사서 편자·재갈 나와
   
▲ 장수 동촌리 고분군 28호분 발굴현장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전북은 물론, 백두대간 서쪽 최대 가야 무덤떼인 장수 동촌리 고분군이 사적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5세기 초~6세기 초반 사이 축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 83기가 분포해 있는 '장수 동촌리 고분군'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3월 호남 지역 가야 유적으로는 최초로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이 사적이 된 데 이어 장수 동촌리 고분군도 사적으로 지정 예고되고, 전북 가야 유적 조사를 전담할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가 출범, 호남 가야 유적 조사·정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장수군 장수읍 해발 724m 마봉산 산줄기와 능선을 따라 조성한 장수 동촌리 고분군은 지난 2003년 발굴조사가 처음 진행된 뒤, 지난해까지 6차례 조사가 이뤄졌는데, 고분 중 지름 20∼30m에 달하는 중대형 무덤도 있다.

가야계 수혈식 석곽묘(竪穴式石槨墓·구덩식 돌덧널무덤)에서 가야계 토기와 백제계 토기가 함께 출토, 가야와 백제 사이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다.

봉토 아래에 주곽(主槨·으뜸덧널)과 부곽(副槨·딸린덧널)을 함께 둔 점이 가야 고분 특성으로 분석되지만, 고분 평면이 타원형인 1호분은 무덤 주변에 돌을 쌓은 시설물인 호석(護石)이 없어 영남 지역 가야 고분과는 다르다.

지표면과 생토면을 잘 고른 뒤 1m 내외 높이로 흙을 쌓고 다시 되파기를 해 무덤을 조성했는데, 이러한 기법은 마한 분묘 영향을 받은 독창적 요소다.

2015년에는 가야계 고분 중 최초로 징이 박힌 편자(말발굽에 덧대어 붙이는 쇳조각)와 말뼈가 발견됐고, 2017년 고령 지산동 고분군이나 합천 옥전 고분군 같은 가야 수장층 무덤에서만 출토된 재갈이 나왔으며, 둥근고리자루칼, 은제 귀걸이, 휴대용 화살통 등 가야계 고분 부장품이 발굴됐다.

문화재청은 장수 동촌리 고분군은 그동안 백제권으로 인식된 장수 지역에 가야 세력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려준 유적이자, 고대 사회상을 밝혀줄 가치 있는 문화재라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적 여부를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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