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성과 하성 구분…"축성방식 변화 알려주는 자료"
   
▲ 한계산성 하성 남문터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고려가 쌓고 몽골군에 항전했던 '인제 한계산성'이 사적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13세기 께 강원도 설악산 인근 한계산에 축조한 인제 한계산성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23일 밝혔다.

'고려사'에는 1259년 몽골에 투항한 조휘 일당이 몽골군을 이끌고 와서 한계산성을 공격했으나 점령하지 못했고, 성을 지키던 방호별감 안홍민이 야별초군을 이끌고 출격해 적을 섬멸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한계산성은 인제군 북면 한계리 설악산 천연보호구역과 국립공원 안에 있으며, 산 동남쪽과 서남쪽 암벽지대를 이용해 성을 축성했다.

둘레 약 7㎞, 길이 1.7∼1.9㎞인 상성과 5∼6㎞인 하성으로 나뉘는데, 상성과 하성은 조선시대 '세종실록 지리지'에도 나온다.

상성은 몽골 침입에 대비해 조성했고, 하성은 반원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개축했다고 알려졌다.

건축사 측면에서는 시대 변화에 따른 성곽 확장과 성벽 연장을 잘 보여주는 문화재로 평가되며, 성곽과 별도로 만든 망대인 '돈후' 시설을 갖췄고, 외적 침략 시 성 안에 들어가 싸우는 입보산성(入保山城)으로 설계됐다.

지난 2014년과 2015년 발굴조사에서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유구(遺構·건물의 자취)와 유물들이 출토됐다.

상성에서는 구들 건물터 15곳과 성벽 기저부를 확인했고, 청자와 도기 조각이 나왔으며, 하성에서는 1358년인 '지정십팔년'(至正十八年)명 기와 조각과 백자 조각, 건물터 18곳이 발견됐다.

험준한 지형에 상성과 하성을 건설한 한계산성은 고려시대 산성 축성 방식과 부속 시설물 변화 양상을 알려주는 대표적 중세 유적이어서 가치가 높다고 판단된다.

또 몽골과 싸워 이긴 승전지로서 몽골 영향에 있던 쌍성총관부 세력 확장을 저지한 국난 극복 현장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지정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 여부를 최종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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