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청와대는 25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앞서 두차례 발사된 북한 미사일과 달리 이번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가 13시간만에 신속한 결론을 내린 것이다. 

NSC 상임위는 또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탄도미사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대상으로 이번에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또한 북한의 이번 도발은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한 적대 행위에도 해당되는 것이므로 논란이 확대될 수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5월9일 취임 2주년 특별 대담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는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겨냥한 것”이라며 “그 이전에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때에는 문제삼은 적이 없다”고 말한 바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26일 “‘신형전술유도무기’ 발사는 남조선 군부 호전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의 일환이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말이라며 “남한은 최신무기반입이나 군사연습과 같은 자멸적 행위를 중단하고 하루빨리 지난해 4월과 9월과 같은 바른 자세를 되찾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이번 도발로 북미 실무협상의 개최 시기는 더 미뤄질 전망이다. 한미는 다음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북한 리용호 외무상의 회동으로 실무협상이 진전될 것으로 기대해왔지만 리 외무상이 불참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져 ARF 계기 북미 고위급회담도 무산됐다. 

미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 “북한이 발사체를 쏘아올린 것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단을 자신의 외교적인 성과로 여러차례 과시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을 명백하게 시험하는 행위”라고 보도했다.

   
▲ 북한이 25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모습./조선중앙통신

한편으로 경제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던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외부의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북한 내부 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점에서 북미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계획된 일은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물론 남조선당국자라고 통칭하고는 있지만 우리정부 전체를 비난하거나 무력시위의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남북관계도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25일만에 북한이 사거리 600㎞의 신형 미사일을 쏜 것은 한미군사훈련을 견제하면서 북미협상에서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많다. 이에 대해 청와대가 즉각 탄도미사일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것은 한국과 미국도 북한을 대화 테이블에 끌어들이기 위해 강온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제재 완화를 원하는 북한에게 추가 제재라는 ‘채찍’을 만지작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한편, 한미 연합군사령부는 26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 탄도 미사일로 규정하고, 새로운 형태인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연합사는 직접적인 위험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합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우리는 이것이 북한의 새로운 형태의 단거리 미사일(a new type of missile for the DPRK)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것은 대한민국이나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은 아니며 우리의 방어 태세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no impact on our defense posture)"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새로 작전배치하게 되는 신형전술유도무기체계라는 표현을 인용하며, 아마도 개발을 최종 완료하고 작전부대에 배치 및 실전 운용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처음부터 최대사거리가 700㎞로 설계돼 개발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5월4일과 9일 발사는 개발 후 시연이라 만일을 대비해 최대 발사거리로 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발사를 토대로 다소간 수정 보완은 있었겠지만 다른 버전의 미사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