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준공 5년 이하 아파트값 2주 연속 최대 상승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가 예고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서울 지역의 새 아파트 몸값이 치솟고 있다.

일각에서는 분양가상한제의 타깃인 재건축 단지와 달리 상한제의 직접적인 영향이 없는 신축 아파트만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만큼 규제 방향 자체가 잘못됐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 서울 마포구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사진=미디어펜

2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올 들어 이달 8일 조사(-0.02%)까지 34주 연속 하락했던 서울 지역 준공 5년 이하 아파트 가격은 최근 2주간(15일, 22일 기준) 조사에서 0.05%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준공 연령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분양가상한제 대상 단지인 재건축 중심의 준공 20년 초과 아파트는 지난달 중순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이달 8일 0.06%로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했다. 하지만 상한제 시행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지난주까지 2주 연속 0.01%로 상승폭이 감소했다. 

특히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강남 4구(동남권)의 경우 준공 20년 초과 아파트값이 지난 8일 조사때까지 0.09% 오르며 초강세를 보였으나 상한제 발언으로 지난 15일 0.03%, 22일 조사에서는 0.01%로 오름폭이 둔화했다.

서울시 강남구 일대 거주하는 장모씨는 "서울 공급의 90%가 재개발·재건축인데 이를 차단하면 조합원들은 당연히 분양을 미룰 것"이라며 "지난 3기신도시 때도 그랬 듯, 규제로 인한 헛발질로 수요자들의 불만만 거세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달 8일까지도 0.01% 떨어지는 등 약세를 보이던 5년 이하 신축 아파트는 이후 15일 조사에서 0.08%, 지난주 조사에서 0.13%를 기록하는 등 오름폭이 커졌다.

강남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지난달 전용면적 84㎡가 26억원까지 팔린 이후 현재 27억원 이상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인근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재건축 추진 단지가 상한제 영향으로 거래가 사라진 것과 달리 일반 아파트는 매수세가 꾸준하다.

또 입주 3년 차를 맞은 강동구 고덕동의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 84㎡는 지난달 최고 10억9500만원에 실거래 신고가 이뤄졌는데 현재 11억∼13억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2016년 11월 준공한 성동구 옥수동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는 최근 일주일 새 중소형 주택형 10건 이상이 거래됐다. 전용면적 82∼84㎡는 최고 14억원, 전용 59㎡는 11억5000만원까지 팔렸다. 이는 9·13대책 이전 가격을 뛰어넘는 최고가다.

이어 입주 5년차를 맞은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최근 14억5000만원, 전용 59㎡는 11억5000만원까지 실거래가 이뤄진 뒤 현재 각각 15억원, 12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아울러 현재 공사가 한창인 아파트의 조합원 분양권(입주권)도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분양권은 입주 때까지매매 거래가 금지되지만 일부 예외적으로 매매가 가능한 분양권을 중심으로 높은 시세를 기록하고 있다.

'래미안블레스티지'와 '디에이치아너힐즈'조합원 분양권은 전용 84㎡ 시세가 23억∼24억원 수준이다. 이달 말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래미안명일역솔베뉴'와 9월 말 입주하는 '고덕 그라시움'도 전용 84㎡ 시세가 현재 11억5000만∼12억원대다. 

마포구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A씨는 "이같이 분양가 상한제 여파로 인해 수요자들이 있는 자금을 끌어모아 매수를 하는 경향이 있다"며 "정말 규제(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실시되면 앞으로 서울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미뤄지고, 서울에서의 공급도 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정부의 규제는 무주택자들만 힘겹게 할 것"이라며 "서울 지역의 재건축·재개발 숨통을 조이게 되면 신축 아파트에 대한 희소성이 높아져 집값 폭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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