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선진국 주요 증시가 비교적 선전하고 있는 데 반해 국내 증시는 이달 들어 급락세를 나타내는 등 부진한 모습이다. 일각에선 코스피 2000선마저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향후 증시 흐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29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크게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깊게 만들었다. 이날 코스닥은 무려 25.81포인트(4.0%) 급락한 618.78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약 27개월 만의 최저치다. 코스피도 1.7% 하락해 2020선까지 내려갔다.

   
▲ 사진=연합뉴스


다음날인 오늘(30일) 두 지수는 각각 0.5%, 1.3% 대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하루 전의 낙폭을 고려하면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다. 특히나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에 상당히 커질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6월 한 달 동안 1조 2051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개미들은 이달 들어 순매수 전환했지만 투자 수익률은 상당히 저조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1~26일까지 개인 순매수액 상위 10개 종목의 단순 주가 평균 등락률은 -5.5%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2.98%)을 넘어선 손실률이다.

올해 들어 한국 증시는 세계 증시 중 수익률 측면에서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올 들어 0.6% 하락률을 보였는데, 선진국 증시 중에서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가리킨 곳은 한 군데도 없다. 7월만 놓고 봐도 미국 S&P500 지수가 2.85%,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1.79%, 유럽 유로스톡스50 지수가 1.46% 올랐지만 한국은 무려 2.98% 하락한 모습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하락하긴 했지만 낙폭은 1.15% 수준으로 크지 않았다.

최근 한국 증시의 ‘나홀로 부진’은 미중 무역분쟁 여파에 상장사 실적 부진이 겹친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도 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29일은 외국인 투자자들도 11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서며 낙폭을 키웠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적으로 ‘일본 불매운동’이 탄력을 받고 있지만 일본 닛케이지수는 상승했다”고 짚으면서 “국내 증시 주요지수만 하락했음을 고려할 때 상황이 한국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최근의 부진이 단기간 내에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무역분쟁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부상함에 따라 우리 경기의 하방 리스크 및 원화 약세에 대한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극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코스피가 2000선을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