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KB금융지주가 2분기 당기순이익 9911억원을 공시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여전히 KB국민은행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KB증권이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 유일하게 순이익 증가를 기록하며 돋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서 채권인수·주선업무 등에서 특히 좋은 성과를 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가 발표한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9911억원을 기록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지난 1분기와 비교했을 때 17.2%, 전년 동기 대비로는 4.7% 각각 증가한 수준이다. 단, 1분기 실적이 합산되는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전체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 줄었다. 

   
▲ 사진=KB증권


세부 내용을 보면 여전히 KB국민은행에 실적이 편중된 현상은 여전히 지속됐다. 상반기 KB금융그룹 총 순수익 1조 8374억원 중 KB국민은행의 순수익만 무려 1조 3051억원을 차지해 70% 비중을 독식했다. 금융지주그룹들의 은행 편중 현상은 비단 KB금융뿐 아니라 모든 회사에서 관찰되는 현상이다.

한 가지 특기할 만한 점은 KB국민은행을 뺀 비은행 주력 계열사 중에서 유일하게 KB증권의 순이익이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KB증권의 순이익은 1689억원을 기록해 지난 상반기 1528억원에 비해 10.5% 증가한 실적 추이를 보였다. 반면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의 순이익은 작년 상반기 대비 줄어들었다.

KB증권은 작년 하반기 적자를 내면서 어닝 쇼크를 기록한바 있다. 초대형IB 중 하나이자 업계를 대표하는 대형 증권사인 만큼 적자 실적은 작지 않은 파장을 남겼다. 하지만 반년 만에 양호한 실적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함으로써 체면을 회복한 모습이다.

앞으로 KB증권은 초대형IB로서의 사업 확장에 더욱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말 현재 KB증권의 자본금은 4조 4900억원으로 업계 4위를 유지 중이다. 지난 5월부터는 국내 증권사 중 세 번째로 단기금융업 업무 인가를 받는 데 성공해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첫 발행어음 상품인 ‘KB 에이블(able) 발행어음’은 지난 6월 출시와 동시에 1회차 발행 목표치인 원화 5000억원을 완판시켜 업계 화제가 됐다. KB증권은 올해 총 2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내부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어음뿐 아니라 채권인수·주선업무 등 IB부문 실적도 좋은 편이다. 올해 증시에 입성한 기업 12개사 중 8개의 대표주관사가 KB증권이었다. 대표주관 수수료만 1억 8000만원이 넘어 회사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증권과의 합병 이후 초대형IB에 지정되면서 시너지 효과가 가시적으로 관찰되고 있다”면서 “더 많은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사업인가를 받기 전까지는 IB부문에서 무리 없는 실적 성장세가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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