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마이웨이'에서 홍석천이 쉽게 나설 수 없었던 아빠의 마음을 고백했다.

7월 31일 오후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서는 방송인 홍석천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가 공개됐다.

2008년 이혼한 누나의 두 아이를 자신의 호적에 입적시킨 홍석천. 이듬해 두 외조카의 성씨를 '홍'으로 변경, 법적으로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당시는 2000년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든 커밍아웃 이후 8년이 흐른 시기였지만 홍석천은 두려움이 앞섰다. 두 조카에게 보호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아빠의 길을 결정했지만, 특별한 삶을 사는 자신 때문에 아이들이 힘들어하지 않을까 걱정됐던 것. 

그래서 자신이 먼저 아이들의 활동 반경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홍석천은 "난 아빠로서 낙제점이다. 서류상으로는 아빠라고 해놓고 (실제로는) 아빠 노릇을 더 못한다"고 털어놓았다.


   
▲ 사진=TV조선 '마이웨이' 방송 캡처


두 아이의 입학식과 졸업식은 물론 운동회, 학부모 모임에도 참석한 적이 없다는 홍석천. 그는 "일부러 우리 아이들 주변에 있는 친구들에게서 숨어있었다. 내가 이 사회에서 되게 특별한 사람이지 않나. 아이들이 제일 민감한 시기에 그것 때문에 손가락질을 받고 힘들어할까 학교를 절대 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행여나 자신으로 인해 아이들이 상처 받지 않을까 언제나 노심초사했던 그는 삼촌이 아닌 아빠 홍석천이었다. 지금은 두 아이가 맞이할 특별한 날들을 상상하며 하루를 보낸다.


   
▲ 사진=TV조선 '마이웨이' 방송 캡처


"우리 딸 볼 때마다 '조금 지나면 좋은 남자친구 생겨서 결혼도 하겠는데', '결혼식 때 내가 제일 앞자리에 앉아서 손 잡고 나가야 하나' 그게 너무 떨리는 거예요. 나한테는. 닥쳐올 큰 이벤트의 제일 큰 것 중 하나인데, 우리 아들 군대 보내는 거랑. 생각할수록 너무 웃긴 것 같아. 나는 못 올라가본 길이잖아요. 그런데 딸 보낸답시고… 손은 내가 분명 잡고 들어가야지. 어느 누구한테도 그건 내가 양보할 수 없는데. 내 인생에 굉장히 특별한 날이 될 것 같아요."

'마이웨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람들의 인생을 진솔하고도 담백하게 전달하는 신개념 인물 다큐 프로그램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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