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국내 주택…현대건설 해외서 실적 견인
삼성물산·대우건설 지난해 호실적 기저효과 커
   
▲ 사진/각 사

[미디어펜=손희연 기자]올 2분기 실적 성적표를 받아든 대형 건설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한 건설사는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2·3위 자리를 차지한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다. 반면 6년 연속 시공능력평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물산과 4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쳤던 GS건설, 대우건설은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1일 건설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선 영업이익 1조원 클럽을 바라보고 있는 현대건설은 1분기 실적 개선에 이어서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현대건설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10% 상승한 4조 6819억원, 영업이익은 11% 증가한 2451억원을 기록했다. 쿠웨이트 알주르 LNG 터미널 공사, 사우디 우스마니아 에탄 회수처리시설 공사 등 해외 대형 공사 공정 본격화 및 국내 주택 매출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건설은 최근 이라크에서 단독으로 3조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해외 수주 성과에 박차를 기하고 있다. 현재 사우디, 알제리 등에서 추가 수주가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림산업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대림산업의 올 2분기 매출액은 2조 4676억원, 영업이익은 297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2% 증가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를 달성, 도급증액과 분양정산 등을 통해 주택사업의 원가율이 큰폭으로 개선됐다. 또한 토목 및 플랜트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성이 지속된 것이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익 개선 요인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하반기에도 주택 부문에서 정산 이익 및 분양 성과급이 예상된다"면서 "4분기 추천 한숲시티 1차의 준공과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매출액도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삼성물산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2206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6% 감소했다.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설부문의 영업이익이 35% 감소하면서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로 보인다. 호주 도로와 홍콩 지하철 등 일부 해외 현장 공기지연으로 인해 원가 약 500억원이 추가적으로 발생했다. 신규수주는 2조5000억원으로 연간 목표(11조7000억원)의 21%를 달성에 그쳤다. 

다만 삼성물산은 해외 신규 수주에서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달 7일 말레이시아 아라 모덴이 발주한 1억7900만달러 규모 ‘KLCC 포디움 빌딩(KLCC Lot L and M Podium) 프로젝트’를 따냈다. 지난 6월에는 베트남 국영 가스회사인 페트로베트남 가스가 발주한 1억7950만달러규모 ‘티 바이(Thi Vai) LNG 터미널 공사’를 수주했다. 

대우건설은 2분기 영업이익은 1018억원으로 전년 동기(1617억원) 대비 37% 줄어들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상반기 실적이 급상승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작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대우건설은 상반기 연간 매출 목표인 8조6400억원의 49%를 달성했고, 6조3814억원의 신규 수주 실적을 거둬 지난해 상반기(4조4456억원)보다 43.5% 늘었다. 수주는 올해 목표의 60%를 달성했다. 대우건설은 “건설업계 특성상 하반기로 갈수록 수주실적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했을 때 올해 수주 목표는 크게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현재 숏리스트(입찰적격자)로 선정된 나이지리아 LNG 액화플랜트를 수주한다면 국내 건설사 중 최초로 원청 계약에 성공하게 된다.

GS건설의 2분기 매출액 2조 5740억원, 영업이익 206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8.13%, 5.87% 감소했다. 다만 지난 분기 대비 매출은 소폭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9%가 늘었다. 신규 수주는 88.9% 증가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의 2분기 실적에 대해 “전년 주택 인허가 지연에 따른 분양물량 감소 여파로 예상보다 매출액 감소가 컸으나 원가율 개선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치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매출 감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분기별 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할 만한 체력을 구비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정부의 분양가 규제를 극복할 뚜렷한 돌파구가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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