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 장기화…일본 노선 조정 불가피
LCC들, 5월 배분 받은 '중국 운수권'으로 활로 모색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국내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을 줄이는 한편 중국 노선을 늘리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경우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나온 대책으로 풀이된다. 

2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를 비롯한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은 일본 노선 운항 축소를 계획 중이다. 특히 LCC들은 지난 5월에 배분 받은 중국 운수권을 활용해 활로를 모색 중이다.

특히 이날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 한일갈등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도 일본 노선을 축소‧중단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은 이르면 이달부터 인천∼삿포로·오사카·후쿠오카·나고야 노선에 투입하는 기종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운항을 축소할 예정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달 29일 부산∼삿포로 운항 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

오는 12일부터 인천∼삿포로 노선에는 현재 운항 중인 291석 규모의 B777-300ER 대신 A330-300(276석)과 B777-200ER(248석)를 투입할 계획이다. 

또 인천발 오사카·후쿠오카 노선에도 오는 19일부터 A330-200(218석)·A330-300(276석)과 B787-9(269석)·B777-200ER(248석) 항공기를 투입한다.

현재 218석 규모의 A330-200로 운항하는 인천∼나고야 노선에도 다음달 11일부터 B737-900ER(159석)과 B737-800(138석) 여객기로 기종을 바꾼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장 (일본행) 취소 수수료가 눈에 보이게 급감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국토교통부 출입국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13%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며 “8월부터 가급적 작은 비행기로 바꾸고, 부산-삿포로행은 운휴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다음 달 15일 이후부터 인천-후쿠오카·오사카·오키나와 노선에 투입하는 항공기를 소형 기종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일부 시간대에 투입되는 항공기를 기존 A330(290석)에서 B767(250석), A321(174석) 등 소형 기종으로 바꾼다.

   
▲ LCC들이 인천공항에서 연착륙 대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LCC의 경우 발 빠르게 일본 노선 축소에 나섰다. 

티웨이항공은 무안∼오이타 노선 운항 중단에 이어 9월부터 대구∼구마모토, 부산∼사가 등 정기편을 중단키로 했다. 대신 대구-장자제, 옌지 노선을 9월부터 취항하면서 본격적인 중국 하늘길 확장에 나섰다. 

이스타항공도 9월부터 부산∼삿포로·오사카 노선 운항을 정지시킨다는 계획이다. 반면 인천-상하이 주 7회 운항에 나섰으며 정저우, 장자제 노선 취항을 준비 중이다. 

에어부산은 9월 1일부터 대구∼오사카 노선을 2편에서 1편으로 줄인다. 제주항공은 일본 노선 축소 계획은 내놓지 않았지만, 중국의 옌지, 지난, 장자제 등 중국 노선 신규 취항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일본 노선 공급을 줄이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현지 공항과의 관계도 있고, 향후 한일 관계가 개선돼 수요가 늘게 됐을 때 줄였던 노선을 확대하는 것이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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