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PB 대신 상품개발, IT·디지털 관련 친화적 인력 선호
[미디어펜=이원우 기자]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하반기 채용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하반기부터 신규 채용규모를 늘린 추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다만 지점 프라이빗뱅커(PB) 대신 상품 개발이나 IT·디지털 관련 업무에 친화적인 인력을 선호하고 있어 과거와는 ‘인재상’이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하반기 채용공고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상반기에도 상당 규모의 채용이 이뤄진 터라 하반기 채용규모가 들어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사항만 놓고 보면 상황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사진=연합뉴스


대형 증권사 중에서는 상반기 45명의 신입직원을 채용한 한국투자증권이 ‘해외대학출신자’ 대상으로 채용을 계획 중이다. 한투는 하반기에 약 100명 규모의 신입직원을 추가로 뽑을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에 예년 수준의 60명을 뽑았다. 하반기에는 NH농협금융지주 차원에서 공동 채용이 진행된다.

올 상반기 40명의 신입직원을 선발한 신한금융투자 역시 하반기 추가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작년 한 해 약 100명을 뽑은 신한금투는 올해 예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많은 인력을 채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한금투는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으로, 최근 글로벌투자금융(GIB) 부문을 확장하고 경영지원그룹을 신설하는 등 조직을 새로 꾸렸다. 

작년 18명 채용에 그친 대신증권은 이미 올해 상반기에만 두 차례에 걸쳐 60명을 뽑았다. 아울러 하반기에도 신규 채용을 검토 중이라 취업 준비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올해 증권사 채용시장에는 예년과 다소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단순히 채용규모만 바뀐 게 아니라 채용의 패턴, 넓게 보면 ‘인재상’ 자체가 변화했다는 지적이다.

전통적인 이미지의 지점 프라이빗뱅커(PB) 대신 본사에서 근무하면서 상품 개발이나 IT·디지털 관련 업무에 기여하는 ‘디지털형’ 인재들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이미 작년 하반기 때부터 감지됐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지난해 본사 근무 인력으로 IB, 투자전략, 리서치, 디지털 금융, IT 등으로 다수 인력을 뽑았다. 물론 지점 근무 인력도 많이 뽑았지만 다양한 영역에 기여하는 본사 근무 인력이 점차 비중을 늘리고 있다.

교보증권의 경우 올해 상반기 채용에서 IT 지원직(5급)과 본사 및 지점 지원직(6급) 두 직군만 뽑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 정보가 다양한 경로로 확산되는 추세라, 20대들의 정보활용 능력이 중시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증권사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경영학을 전공했더라도, IT나 디지털 쪽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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