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부 이헌재 강봉균의 대우해체는 국가경제 큰 피해초래

   
▲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칭기즈칸처럼 세계를 질주하며 호령하던 대우그룹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대우의 흔적은 국내와 세계 곳곳에 남아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두산인프라코어(대우종합기계)는 여전히 세계적 명성과 함께 한국 경제의 주역으로 활동 중이다.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 등의 신흥국에서 대우의 가치는 한때 대한민국보다 앞섰지만 정작 우리는 무지했다.

김우중 전 대우회장이 최근 책을 냈다. 99년 대우해체이후 신산고초를 겪은 김 회장은 신장섭 국립 싱가포르대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대우해체와 관련한 말들을 담아냈다.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가 출간된 것.

김우중회장이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척 많다.   대우그룹의 성장과 해체에 관한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역사적 재평가를 받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팔순의 김우중회장에게는 몇가지 목표를 갖고 있다. 대우해체가 잘못됐다는 것을 입증시켜 그와 대우맨들이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크다. 그를 옥죄고 있는 부실기업인 낙인과 17조원의 추징금 족쇄를 푸는 것도 과제다. 추징금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 그가 천문학적인 돈을 횡령하거나, 떼먹은 것은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17조원 추징금은 대우가 자금난에 몰려 해체 직전 해외 계열사들이 외환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거래한 외환거래규모를 합산한 것이다. 김회장이 횡령한 것은 결코 아니다.  법원이 김우중회장에게 대우해체에 따른 책임을 물어 상징적으로 매긴 벌금이다. 전두환 전대통령이 수천억원을 기업인들로부터 받아 쓴 것하고는 차원이 전혀 다르다. 김회장의 추징금문제는 법원에서 다시한번 재심을 통해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 외환위기 당시는 환란을 초래한 기업인에 대해 엄하게 책임을 묻는 상황이었다. 법원이 이런 분위기속에서 김회장에게 과도한 추징금 판결을 내린 것이다. 

 또 하나 김회장은 여생을 국가경제를 위해 봉사하고 싶은 의욕을 갖고 있다. 양극화와 청년실업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젊은 기업인 육성전략등에 대해 열의를 갖고 있다.

   
▲ 김우중 전회장이 신장섭 싱가포르대 교수와 대담을 통해 펴낸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저서.

김회장이 그룹해체 15년만에 무거운 입을 연 것은 이같은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그가 격정적으로 토로한 것은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환란당시 재벌해체의 타당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제기하고 있다.

이헌재 금감위원장은 당시 30대재벌 중 16개를 해체했다. 대마불사 신화를 깼다. 은행도 망할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줬다. 제일은행 한일은행 상업은행 동화은행 등이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은행간 합병이 거세게 일었다.

이헌재는 최고의 구조조정 개혁가로 칭송받았다. 국내외에서 온갖 구조조정상을 받았다. 그에 대한 과도한 칭송은 재평가받아야 한다. 외환위기 당시 그렇게까지 많은 재벌들을 사망시켜야 했는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제조업기반을 붕괴시키고,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 김우중 전 대우회장의 세계경영은 재평가받아야 한다. 김대중 정부 당시 이헌재 강봉균 등 경제관료들은 대우를 부실한 재무구조와 무리한 차입경영, 대우차 매각 실패등의 이유로 해체했다. 대우는 구조적인 부실기업은 아니었다. 세계경영을 무대로 신흥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기 시작했다. 대우계열사들은 그룹해체이후에도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로 재탄생했다. 대우해체는 김대중정부 관료들이 IMF의 구조조정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비롯된 대기업 학살사례에 해당한다. 대우와 김우중 회장은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장렬하게 산화했다. 대우와 김우중에 대한 잘못된 시각은 교정돼야 한다.

이헌재의 금감위는 IMF의 충실한 이행자로 자처하면서 대기업과 은행을 과도하게 학살했다. IMF가 한국재벌개혁을 밀어부친데는 한국재벌들의 공격적인 세계시장 진출과 인수합병을 경계한 미국 등 선진국 기업들의 경계심을 반영하고 있다. 한국 재벌들에게 일정한 고삐를 죄고, 통제하겠다는 월가와 미국 등 선진기업들의 의사가 일정부분 없지 않았다.  김우중회장은 구조조정보다는 오히려 수출드라이브로 위기를 돌파하자는 반론을 제기했다. IMF의 관리체제에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헌재 강봉균 등 김대중정부 관료들과 심각하게 부딪치는 사유가 됐다.

그는 경제민족주의자였던 것. 경제신탁통치를 하려는 IMF 관리체제는 하루속히 벗어나야 하고, 한국의 강점을 살려 위기를 벗어나자는 담대한 구상과 열의를 갖고 있었다. 당시 관료들은 김회장의 이같은 구상을 외면했다. 대우의 자금줄을 차단하며 김회장을 압박했다.

IMF는 유독 한국기업에 대해 가혹한 구조조정 조치를 요구했다. 그 이후 IMF 구제금융을 받았던 그리스  등 유럽기업에 대해서는 한국같은 강도높은 구조조정이나 긴축을 요구하지 않았다. 한국이 가장 가혹한 회초리를 맞은 셈이다. 김우중회장과 대우의 비극은 이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김우중회장은 대우해체를 둘러싼 그동안의 정설을 교정해야 한다고 톤을 높이고 있다. 지난 15년간 정부와 관료사이드에서 주장하는 시각만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회장은 이제 진실을 말할 때가 됐다고 보고 있다.  

대우해체를 둘러싼 잘못된 ‘정사(正史)’ 바로잡기

김우중은 <김우중과의 대화>라는  책을 통해서 대우해체를 둘러싼 기존 관념을 뒤집는데 열정을 보이고 있다.

대우그룹 해체 당시 재계 랭킹 2위, 세계를 무대로 승승장구하던 대우의 해체는 누구나 아는 스토리다.  대우그룹은 ‘세계경영’을 모토로 지나치게 확장 투자를 벌이다가 대우자동차의 부실로 몰락했다는 것이 그동안 국내외에서 받아들여지던 ‘정설(定說)’이었다. 이에 따라 김대중 정부 시절 이헌재 금감위원장 강봉균 청와대 경제수석 등 경제관료들은 대우해체 이후 다른 계열사들은 살렸지만 대우자동차는 미국의 제네럴모터스(GM)에 거의 공짜로 넘기다시피 했다. “부실이 더 심해져서 국민경제에 더 큰 손실을 끼치는 것을 막는다”는 명분이었다. 이것이 과연 진실일까?

김회장은 김대중정부의 대우해체 논리가 잘못됐다고  격한 톤으로 비판하고 있다. GM은 대우차를 인수한 후 대우가 개발한 모델을 가지고 중국에서 업계 1위에 올라섰으며, 세계적으로 약진하는 데 큰 덕을 봤다. 대우차가 부실했다면 있을 수 없는 결과다.

김회장은 김대중정부가 이렇게 대우차를 잘못 처리해서 한국경제가 손해 본 금액만 210억 달러(약 30조 원)가 넘는다고 추산하고 있다. 한국이 금융위기 때에 IMF로부터 빌린 돈 만큼이나 많은 금액이다. 대우에 투입된 공적자금도 이미 전액이 다 회수된 상태이다. 대우 채권단 역시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큰 이익을 봤다. 김회장은  대우가 결코 부실한 기업이 아니었으며, 당시 과도한 구조조정 논리로 인해 기업과 국가경제에 큰 피해와 폐단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회장의 이같은 주장은 당시 대우해체를 담당했던 이헌재 금감위원장 강봉균 경제수석 등과의 치열한 논리싸움을 가져올 전망이다.

대우의 해체는 단순히 한 기업의 흥망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IMF체제하에서 어떻게 금융위기를 극복했는가, 그리고 그 선택이 지금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에 대한 모든 답을 담고 있다.

 한국 금융위기 극복을 둘러싼 진실

대우는 세계경영을 통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의 GM 등은 대우의 진격에 긴장했다. 동유럽의 자동차공장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대우는 GM을 제치는 등 무서운 기세로 성장했다. 한국의 글로벌화를 주도했다. 한 번도 뒷걸음치지 않은 성장, 계속되는 성공, 김우중 회장은 세계를 무대로 세계경영의 미래비전을 현실화해 나갔다.

그런 대우가 한국 금융위기의 허리케인에 맥없이 무너졌다. 태풍의 눈으로 다시금 들어가 보자. 당시 대우와 경제관료 사이에는 IMF 극복방안에 대해 ‘수출 확대’냐 ‘구조조정’이냐를 두고 의견이 갈렸었다. 결과만으로 이야기하자면 대우는 해체되었고 경제관료들은 우리가 ‘IMF 구제금융 사상 가장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했다는 치적(治績)을 내세웠다. 한국 경제에 원래 구조적인 문제가 심각했는데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한 결과, 한국 경제의 체질이 개선됐고 외국인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높아져 금융위기를 빨리 벗어났다는 것이다.

김우중 회장은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당시의 위기는 금융 부문에서 비롯된 것이고 기업이 보유한 우수한 시설들이 있으니 수출 확대를 통해 얼마든지 외환 부족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세계 경제는 괜찮은 상황이었고, 환율이 떨어진 것을 수출 확대의 기회로 잡을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김회장은 지금도 금융위기 때 대응을 잘못해서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3만~4만 달러에 도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며 안타까워한다. 한국 경제가 제조업 투자를 적극적으로 계속 하지 못한 것을 가장 아쉬워하고 있다. 한국경제의 아킬레스건인 양극화와 중산층 붕괴 또한 금융위기 때 시스템을 잘못 만들었기 때문에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는 게 김회장의 시각이다.  선진국 모델 따라가기에만 급급해 한국에 맞는 시스템을 만들지 못하고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우중 회장의 이같은 주장은 상당부분 진실을 담고 있다.  김대중정부는 1998년 초 연간 28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예상했다. 이해 무역흑자는 416억 달러로 급증했다.  김 회장이 주장한대로 수출금융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었다면 이보다 훨씬 많은 흑자가 가능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우중 회장이 강봉균 청와대 경제수석 등 정부 경제관료들과 크게 충돌했다. 김회장은 강봉균 수석등과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김회장과 강수석간의 갈등이 결국 대우의 해체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는 게 대우맨들의 주장이다.

김대중정부는 98년에 4대그룹의 회사채및 기업어음 발행한도를 제한하는 조치를 발동했다. 대우를 겨냥한 자금줄 조이기였다. 대우는 이때 3조원을 회수당하고, 17조원에 달하는 수출금융이 차질을 빚는 등 비상사태를 맞았다. 이헌재와 강봉균은 대기업의 기업어음및 회사채 발행 독식를 막고,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확대하려는 조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최악의 자금사정을 감안하면 이헌재와 강봉균의 말은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대기업들도 기업어음 발행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중소기업들이 기업어음과 회사채 발행을 할 수 있는 여건은 절대 아니었기 때문이다.

◆ 15년이 지난 지금, 과연 누구의 말이 옳았나?

어느덧 15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났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김우중 회장의 주장이 상당부분 타당했음을 입증해주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증거도 있다.  아시아 외환위기 때 관료그룹과 학계, 국내외 언론들은 비관론에 휩싸였다. 한국에 ‘구조적 문제’가 너무 많다는 자성론이 판을 쳤다.

김 회장은 당시 한국 경제의 저력을 신뢰했던 극소수 중 한 명이었다. IMF프로그램을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한국 경제가 크게 나빠질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얘기한 몇 안 되는 인물이었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며 세계 경제의 흐름을 누구보다 잘 읽었기 때문이었다.

김회장은 “1990년대 초반부터 한 20년 가까이 경제가 호황이었다"면서 " 그때 아시아만 잠깐 금융위기였을 뿐이지, (세계) 실물경제는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회장은 이어 "경제 관리들이 (경제를) 길게 보지 못해요. 20년 이상은 예상하고, 10년은 내다보면서 정책을 세워야 하는데…."라고 안타까워 했다.

 그때는 외국 금융기관, 컨설팅회사들이 내놓는 보고서들만 쳐다보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대우가 세계경영 투자를 멈추지 않았으면 2000년대에 크게 열매를 거둘 수 있었다는 게 대우맨들의 이야기다. 김회장은 "대우계열사들은 나중에 다 좋아졌잖아요? 그 열매를 그 회사들을 인수한 외국투자자들이나 출자전환 해서 들어온 금융기관들이 다 갖고 갖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우계열사들의  ‘부실’이 그렇게 컸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우중 회장의 예상대로 2000년대에 접어들자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의 시대가 열렸다. 대우의 세계경영은 신흥시장의 성장가능성을 보고 선투자한 것이었다. 대우가 만약 해체되지 않았다면 신흥국 출신 최대 다국적기업이라는 위치를 계속 유지했을 가능성이 많다. 한국은 외환위기 때에 비관론에만 휩싸여서 그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 대우의 ‘세계경영’과 기업인 김우중에 대한 재해석

김회장은 이 책을 통해서 외환위기와 대우해체만을 언급하고 있지 않다. 세계경영에 대한 재해석과 신흥시장 진출에 관한 경영 교훈도 중요한 대목이다. 박근혜정부가 당면한 저성장이나 청년실업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대우의 세계경영이 주는 의미가 굉장히 크기 때문이다.

21세기는 신흥국의 세기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이 곧 경제규모에서 미국을 추월할 예정이고 인도도 현재의 성장세를 지속할 경우 이번 세기 중반에 미국을 추월할 전망이다.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 국가들도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를 감안할 때에 신흥시장은 미래의 ‘먹을거리’를 제공해준다고 할 수 있다.

대우의 세계경영은 신흥국 출신 기업이 신흥시장에 어떻게 진출하고 이를 세계적 범위에서 엮어내는지에 관한 교본(敎本)을 제시하고 있다. 신흥국에서 출발해서 다른 신흥국으로 진출하려는 다국적기업들은 선진국 출신 다국적기업들이 갖고 있는 기술력, 자본력에 대항할 다른 무엇인가를 갖고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대우는 그런 것들을 세계적 규모에서 종합적으로 만들어낸 첫 번째 사례이고 그 결과 신흥국 출신 최대 규모의 다국적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그래서 다국적기업을 경영하려고 하는 사업가들에게 대우의 세계경영 사례는 교과서적 가치가 있다.
 

신흥국에서의 사업은 ‘정치-경제-기업’이 한데 어우러지는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같다. 단순히 비즈니스 대 비즈니스의 시장 거래가 아니라 정부, 정치인, 관료들을 상대해야 하고, 이들에게 경제발전의 정신과 수단을 함께 제공하면서 돈을 벌어야 한다. 김우중 회장은 한국에서 경제발전과 사업발전을 함께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신흥국을 상대할 때에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김우중 회장은 1970년대 아프리카에서 시작, 1990년대에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세계경영을 선언하기까지 상생(相生)의 원칙을 버리지 않았다. 이익의 절반을 상대에게 양보하면 처음에는 이익이 적은 것처럼 보여도 대신 신뢰를 얻고 이를 통해 거래가 지속되기 때문에 결국 이익이 몇 배로 늘어날 수 있다.

신흥시장에서는 매출이 열 배 스무 배 느는 것이 순식간이다. 이런 접근은 또한 신흥시장이 ‘고위험 고수익’이라는 상식을 ‘저위험 고수익’으로 바꾸는 비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김 회장은 “리스크는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아예 없애고 갈 수도 있다”고까지 말한다. 더불어 대우의 세계경영이 일반적 세계경영과 어떻게 다른지, 지도자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창조-도전-희생’의 정신과 역량을 갖춘 직원들을 어떻게 키워내는지 등에 관한 상세한 대화도 담았다.

청년들에게 꿈과 도전 희망을 이야기하는 김우중회장

김회장이 1989년에 펴낸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대한민국 청년들을 열광시켰다. 150만 명 넘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었다.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김우중 열풍’이 불기도 했다. 그 후 25년이 지났다. 그 시절 젊은이들은 어느덧 장년의 나이가 되어 우리 사회의 중심세대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다시 다음 세대의 젊은이들이 세상을 향해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과거 김우중 회장은 자신의 책에 ‘내 사랑하는 젊은이들에게’란 부제를 달았다. 실제로도 그의 젊은이들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그가 대우를 창업할 때 그 역시 서른 살의 젊은이였다. 세계를 무대로 한 번의 쉼도 없이 달려온 그의 인생 이야기는 그래서 세대를 초월해 젊은이로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모든 독자들에게 깊은 탄성과 교훈을 전한다.
 

지금도 그 걸음은 진행형이다. 현재 김우중 회장은 베트남 하노이에 머물며 GYBM(Global Young Business Managers)의 적극적 후원자 역할을 맡고 있다. 대한민국의 유능한 젊은이들을 동남아 각국으로 내보내 미래의 글로벌 기업가로 키우려는 GYBM 프로그램은 2012년 시작되어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벌써부터 현지의 호평을 얻고 있다. 이곳에서 그는 경제 관련 교육은 물론 정신교육, 생활지도까지 평생 멘토의 역할을 하고 있다.

졸업한 학생들도 정기적으로 만나 격려하고 취직한 회사에서 잘 정착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항상 큰 구상을 해왔던 것처럼 김 회장은 ‘GYBM 백만 양병론’까지 거론한다. 
 

여든을 바라보는 김우중 회장. 그는 여전히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격려와 조언을 전한다. 머뭇거림 없이 도전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갔던 그 역시도 인생의 우여곡절과 숱한 쓰라림을 겪어야 했다. 김우중회장은 젊은이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

김우중. 그는 여전히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국가를 위해, 국가경제의 활력회복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이 많다. 기업가정신이 퇴조한 현 상황에서 우리는 김우중을 필요로 하고 있다. 세계를 무대로 질주했던 김우중의 노하우와 열정, 희생정신은 소중한 자원이다. 양극화와 청년실업 저성장 등으로 고통받는 한국경제는 김우중을 다시금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에게 잘못씌워진 추징금 족쇄를 풀어줘야 한다. 남은 생을 국가경제를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자원외교, 신흥시장 수출확대, 청년실업해소를 위한 젊은이들의 글로벌 인재 육성분야에서 김회장이 기여할 분야가 많다.

김우중을 필요로 하는 가장 중요한 분야가 또 있다. 통일이다. 북한이다.지금은 남북경협이 막혀있다. 한반도 긴장고조는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김회장은 남북경협을 증진할 수 있는 노하우와 능력, 혜안을 갖고 있다. 그는 김일성 김정일과 무려 20여차례나 만났다. 이같은 만남은 김우중회장이 유일하다. 엄청난 자산이다. 

박근혜정부는 통일대박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 핵무기 제거를 전제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한 한반도 긴장완화와 경협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김회장은 박근혜정부와 김정은을 중재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통일을 대비해서라도 김우중을 활용해야 한다. 그의 명예회복과 함께 추징금 족쇄 제거를 해주면 그가 국가를 위한 소중한 일을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원인 김우중회장을 재평가하자. 그가 국가에 마지막으로 봉사할 기회를 주자. 통일대박을 위해서라도 그를 가교역내지 특사로  활용하자.  [미디어펜=이의춘 발행인 jungleel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