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보증도 1년간 전액 만기 연장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금융당국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조치에 따라 우리 기업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대 6조원이 넘는 신규 자금을 공급할 방침이다. 

또한 중소·중견기업을 뿐만아니라 대기업까지 대출·보증도 1년간 전액 만기 연장한다. 

   
▲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일본 수출 규제 대응 간담회에서 발언 중인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모습/사진=금융위원회


3일 오전 금융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산업·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 시중은행들과 함께 일본 수출 규제 대응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지원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화이트 리스트 배제 조치와 관련해 전략물자 1194개 중 모두 159개 품목이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이 가운데 대일의존도가 높은 일부 품목들의 경우 공급 차질 등의 악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치로 피해가 예상되는 국내 기업들에 대해서는 정책금융기관의 대출·보증을 일괄적으로 1년간 전액 만기 연장한다.

만기 연장 대상 기업에는 중소·중견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포함된다. 

금융위는 "시중은행들도 대출 만기 연장을 자율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피해 기업들을 지원해야 수익성이나 자산 건전성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며 "시중은행들이 만기 연장에 동참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전했다. 

중소·중견 기업의 유동성 공급도 확대한다.

산업은행의 경제활력제고 특별운영자금 등 기존 프로그램은 수출 규제 피해 기업에 집중해서 운영한다.

또한, 3조8000억원 규모의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수출 규제 피해가 확산하지 않도록 이미 가동 중인 소재·부품·장비 기업 대상 정책금융 지원프로그램도 신속하게 가동할 예정이다. 해당 프로그램의 하반기 공급 여력은 29조원이다.

아울러 당국은 국내 소재·부품·장비 부문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18조원을 들여 설비투자·연구개발(R&D)·인수합병(M&A)을 지원한다.

이미 편성돼있는 산업구조 고도화 지원프로그램 같은 시설자금(총 16조원)을 우선 지원하고, R&D 기업을 중점 지원하는 1조5천억원 규모의 보증프로그램도 신설한다.

2조5000억원 규모로 해외 인수를 돕고, 대기업 출자 자금 등을 바탕으로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는 5000억원 규모의 펀드도 운용한다.

당국은 "정책금융기관 등이 만기 연장과 자금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고의나 중대한 과실만 없다면 담당자에게 지원상의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당국은 금융 부문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의 전담대응반과 현장지원반이 기업 지원·상담 실적을 매일 보고하게 하는 등 금융 애로 상황 등을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수출규제 피해가 불어날 조짐이 보이면 정책금융 지원프로그램을 신설하거나 확대하는 등 총력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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