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한일관계 악화, 바이오주 악재 등으로 국내증시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고객들로 하여금 ‘해외주식’에 눈을 돌리게 하는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투자 수수료 인하는 물론 소액의 투자금을 직접 지원해주는 서비스도 생겨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관련 마케팅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일단 눈에 띄는 것은 해외 주식 거래수수료의 폐지 흐름이다. 해외 주식의 경우 국내 주식과 달리 증권사마다 주문수수료(최소수수료)가 5~10달러씩 존재하는데, 이 수수료를 없애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대신증권 등은 이미 미국·중국·홍콩·일본 등 주요 국가의 해외 주식의 최소수수료를 없앤 상태다. 삼성증권도 미국, 중국(선강퉁, 후강퉁), 홍콩, 일본에 대한 최소수수료를 없앴다.

해외주식과 관련된 이벤트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해외주식을 처음으로 거래하는 고객 중 3000만원 이상을 매매한 1000명에게 휴대용 공기청정기나 블루투스 스피커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오는 11월 30일까지 전개한다. 이어 해외주식을 1000만원 이상 대체 입고한 고객에게 이마트 모바일 상품권을 주는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대신증권은 디즈니, 넷플릭스, 애플 등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시장 관련 주식을 거래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에어팟, 여행상품권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오는 9월까지 비대면 해외주식계좌를 신규 개설한 고객이 1000만원 이상 거래하면 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를 평생 면제해주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키움증권 역시 미국 주식을 처음 사는 투자자에게 40달러(약 4만7000원) 지원금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벤트를 신청한 투자자 본인 계좌에 40달러 예수금이 들어가는데, 미국 주식을 거래하지 않을 경우 지원금이 회수되는 독특한 방식이다. 

증권사의 다양한 이벤트가 이어지는 이유는 최근 해외 투자금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및 채권 거래금액은 840억6000만달러(약 99조5000억원)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무려 60% 정도 폭증한 상태다. 

종목별로 보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기가 특히 높았다. 결제금액이 전년 하반기(2억4800만달러) 대비 56.8% 증가해 3억8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상해·심천 주식 ETF(홍콩 상장)인 CSI 300 Index ETF도 직전 반기(5억7900만달러) 대비 50% 이상 증가한 모습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외화주식 보관금액은 123억1000만달러로 작년 하반기 대비 25.2% 늘어났다. 특히 아마존 보관금액이 6억 3400만달러에 달해 해외주식 중 1위를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시는 미국, 중국, 일본 등에서 비롯된 다양한 재료들로 인해 매우 불확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당분간 투자자들이 해외 우량주에 관심을 갖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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