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8일 기업인 초청…대통령-기업인 만남 논의하나
"성과 없는 만남 지양해야…성과 없는 시간 낭비일 뿐"
[미디어펜=조우현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조만간 또 기업 총수들을 만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에도 30대 기업을 청와대로 초청해 일본의 수출규제 해법을 논의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청와대는 뚜렷한 해결책 없이 기업에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때문에 이번 만남에 대해서도 “시간만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 청와대와 재계 등에 따르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오는 8일 일본 수출 특혜 해제와 관련한 업계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국내 주요 대기업과 만남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 부회장들이 참여 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가 설치한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한국배제’ 상황반장을 맡고 있는 김 실장은 지난달 7일 같은 이슈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과 오찬을 가진 바 있다. 

일각에서는 8일 김 실장과 기업인들과의 만남에서 문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이 만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로 상황이 악화돼 문 대통령이 기업 총수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전열을 가다듬으려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여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기업 총수들을 또 다시 부를지 알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뒤 (왼쪽부터)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만약 문 대통령과 기업 총수들의 만남이 성사될 경우, 취임 이후 4번째 만남이 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7월 기업인들과 ‘호프데이’를 가졌었다. 이후 올해 1월, 그리고 지난 달 기업 총수들과 만남을 가진 바 있다. 

그러나 기업인들과 만난 이후에도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 ‘쇼’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겠다고 이야기했지만, 기업을 옥죄는 각종 규제는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달 일본의 수출 특혜 해제 조치 이후의 만남에서는 정부가 기업들을 싸움의 전선으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당시 김현철 서울대 일본경제연구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청와대가 기업들과 공개적으로 만나는 것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가 보호해야 할 기업들을 전선에 세우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대통령과 기업인과의 만남이 성사될 경우, 기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더군다나 이번에도 별도의 성과 없이 만남이 마무리 된다면 “시간 낭비”라는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일에 있을 김 정책실장과 기업인들의 만남도 마찬가지다.

재계 관계자는 “여럿이서 공개적으로 만나 진지한 논의가 나올리 만무하다”며 “시간낭비가 맞다”고 토로했다. 다만 “전 정권과 기업인의 만남을 ‘적폐’로 규정했던 청와대가 기업인과 비공개로 만남을 갖는 것은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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