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방구류·생활유물 나눠 등록 예고…신안 흑산성당은 등록문화재
   
▲ 매천 황현이 사용한 벼루 3점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20대에 이미 책 1만권을 읽었다고 전해지는 다독가(多讀家) 매천(梅泉) 황현(1855∼1910) 선생이 남긴 벼루와 안경 등이 일괄적으로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국권피탈 소식을 듣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구한말 우국지사 황현 선생의 유품을 '매천 황현 문방구류', '매천 황현 생활유물'로 나눠, 각각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5일 밝혔다.

문방구류는 벼루, 벼룻집, 벼룻돌, 필통, 연적, 지구의, 도장 등 19점이다.

황현 문집인 '매천집'에는 벼루를 소재로 지은 '명'(銘)이 있는데, 명은 본래 '새기다'라는 뜻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물건에 대한 내력과 단상 혹은 물건을 통해 얻은 각성을 기록한 글로 의미가 넓어졌다.

등록문화재로 지정되는 황현 벼루 한 점에는 "바탕이 올곧으며 아름다운 게/ 덕을 지닌 군자의 빛과 같으니/ 오래도록 진실로 좋아하리라"(貞固含章 君子之光 其壽允臧)는 벼루명이 있다.

생활유물은 안경과 안경집, 호패, 합죽선, 상투관, 얼레빗, 소쿠리, 표주박, 책장 등 35점이다.

황현은 심한 근시에 오른눈이 사시여서 20대 중반부터 안경을 썼는데, 문화재가 되는 안경은 3점, 안경집은 5점이다.

이정수 한빛안경박물관장은 "안경집에 영문으로 '한국 서울 세브란스병원'(severance hospital seoul korea), 한글로 '제중원'이라고 쓰여 있다"며 "세브란스병원이 1904년 9월 4일에 설립됐으므로 1900년대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황현 문방구류와 생활유물은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됐고, 역사가이자 시인이었던 매천의 면모를 잘 보여주는 자료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다"며 "동시대 선비문화와 생활상을 짚어볼 수 있는 문화재"라고 평가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1958년 세워진 흑산도 천주교 성당인 '신안 흑산성당'을 문화재로 등록했다.

흑산성당은 선교뿐 아니라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펼쳐 낙도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했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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