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비중 축소 흐름, 추가 매수 여력 한계 등 걸림돌
[미디어펜=이원우 기자]국내외 증시가 기록적인 낙폭을 보이며 연일 폭락하고 있다.

이에 국내 증시 대표적인 ‘큰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을 비롯해 연기금들이 ‘구원투수’로 나서야 한다는 처방이 나온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축소하려 한다는 점, 이미 추가매수 여력이 많지 않다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손꼽힌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 폭락세가 연출되자 연기금이 적극적인 저가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연기금은 이달 들어 지난 5일까지 4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순매수사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4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팔아치운 것과는 정반대 포지션이다.

   
▲ 사진=연합뉴스


이 4일 동안 코스피는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미·중 무역갈등 재부각 등으로 2030선에서 1950선 밑으로 급락했다. 심지어 6일 개장 직후에는 1900선이 무너지는 충격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연기금은 코스피를 2일 4625억 원, 5일 5207억원 규모로 순매수하며 올해 들어 가장 적극적인 순매수 포지션을 취했다. 특히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 규모가 있는 연기금들이 적극적으로 주식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국민연금이 언제까지 이렇게 적극적인 매수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해 5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전체 포트폴리오 중 16.44%를 기록 중이다. 올해 목표치는 18%이기 때문에 추가 매수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부분의 연기금은 국내주식 비중 ‘축소’ 흐름을 가시화하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최근 2020년 기준 국내주식 비중을 17.3%로 조정하는 중기자산배분안을 통과시킨바 있다. 지난 2017년 21% 수준이었던 국내주식 비중을 올해 말 18%로 줄이고, 2024년까지 15%로 감축한다는 내용이다.

연기금의 매수 흐름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 코리아’를 부추긴다는 의견도 있다. 즉, 연기금이 적극적인 매수 포지션을 취해봐야 결국 외국인 투자자들이 좀 더 좋은 조건에서 주식을 팔고 나가게 도와주는 꼴밖에 안 된다는 지적이다.

연기금들의 작년도 주식투자 수익률 역시 상당히 나빴다는 점을 상기할 때, 국내 증시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기금의 ‘구원투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피야 그렇다 치더라도, 코스닥 폭락세에 대해서 연기금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차라리 미국의 경우처럼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편이 폭락장 분위기 반전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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