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수 "반일불매운동, 한국이 더 큰 타격 입을 것…"
"관제반일운동, 아베 국수주의적 입지만 다져주는 꼴"
   
▲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게시한 '일본 불매운동이 어리석은 이유들'./사진=이병태 교수 페이스북 캡처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정부 주도의 반일불매운동이 들판의 불처럼 번져나가는 요즘, 이에 많은 사람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6일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반일불매운동에 참여하면 안 되는 이유 7가지를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이 교수는 "(반일불매운동은) 일식집 사장님이든, 유니클로든 한일 역사 갈등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무고한 사람들을 괴롭힌다"고 주장했다.

이어 글로벌 경제에서 어느 물건도 온전히 한나라의 작품은 없으며, 스마트폰을 제조하기 위해선 일본 소재와 부품이 필요하다는 것은 (일본의 불화수소 수출 통제를 통해) 이미 증명된 것 아니냐"며 "상표만 보고 일제를 판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일본은 준비없이 의사결정을 즉흥적으로 하는 나라가 절대 아니기 때문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결정은 불매운동과 국제 여론으로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예상되는 결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교수는 "반일불매운동으로 인한 일본의 경제 피해도 (어느 정도) 있겠지만, 우리의 승리일 수 없으며 쌍방 피해가 우려된다"면서도 "한국이 입을 피해 규모가 훨씬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일본은 칼을 뽑았을 뿐이지, 아직 휘두르지도 않았다"며 "관제 반일 감정에 부화뇌동하면 일본으로 하여금 △금수 △수출 지연 △금융 보복 등의 진짜 '경제 보복'을 감행하라고 독려하는 모양새가 된다"고 경고했다.

정치적으로는 "아베 신조 총리의 대한(對韓) 수출 제재 조치에 대해 일본 국민의 지지는 압도적"이라며 "반일불매운동을 계속 전개하면 아베 총리의 국수주의적 입지만 강화시켜주는 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반일불매운동이 한·미·일 3국 동맹에 입각한 안보 체제를 흔들 것"이라며 "(반일불매운동의) 목적이 중국 및 북한과 가까워지고싶다면 계속 하라"고 냉소를 보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