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양극화, '상장 프리미엄' 기대난...'처방전'도 딱히 없어
[미디어펜=이원우 기자]국내 증시가 극도의 불확실성으로 폭락세를 연출하자 곧바로 신규상장시장(IPO)부터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신규상장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준이 높아지면서 ‘IPO 프리미엄’은 사라지고, 과거보다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해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증시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IPO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나쁘지 않았던 흥행 분위기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국내외 불확실성이 증가해 투자 리스크가 크게 증가하면서 신규 상장주들의 수급 역시 불안정해졌다.

   
▲ 사진=연합뉴스


이날 오전 현재 신규상장주인 세경하이테크 주가는 전일 대비 0.17% 내린 2만 9650원에 거래 중이다. 공모가를 약 15% 밑도는 선에서 거래가 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나마 또 다른 신규상장주인 덕산테코피아와 코윈테크가 6~7%의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지만, 전날까지 공모가 대비 각각 25%, 45% 가까이 하락했음을 감안하면 ‘흥행’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물론 좋은 흐름을 보여주는 신규상장주도 없진 않다. 수요예측에서부터 희망공모가 밴드 상단을 넘겼던 한국바이오젠, 공모 청약서 경쟁률이 무려 1200:1을 넘긴 대모 등은 상장 후에도 주가가 순항 중이다.

이와 같은 흥행 양극화는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금이라도 수익성이 보이는 종목에 자금이 집중되면서, 다른 종목들의 수급은 상황이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IPO시장의 상황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좋은 흐름을 타서 무려 12개의 기업이 IPO를 진행해 작년과는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주는 듯했다. 하지만 8월 들어 증시 변동성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기관투자자들이 공모 규모와 상장후 유통가능 물량에 따라 냉정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신규상장주들이 상장 초기에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게 되는 이른바 ‘상장 프리미엄’ 역시 최근 들어서는 기대하기 힘들어졌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은 최근 대외적인 리스크 말고도 ‘신라젠 쇼크’로도 큰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하면서 “코스닥 시총 3위 종목(신라젠)이 단 며칠 만에 추락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보수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쓸 수 있는 ‘처방전’도 현 상황에선 특별히 없어 보인다. 이미 금융당국은 코스닥벤처펀드를 포함해 다양한 정책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현 상황은 코스피와 코스닥 같은 종합주가지수가 무너지면서 야기한 총체적인 불안 상황”이라며 짚으면서 “추세선이 반등하거나, 적어도 주가의 ‘바닥’이 보인다는 안정감이 있어야만,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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