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산업 중심으로 설비투자 부진 지속 가능성"
   
▲ 수출부두 [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다섯달 연속으로 "경기가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KDI는 또 일본의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갈등 등 통상마찰이 심화되면서, 상황이 더 악화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KDI는 8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투자와 수출이 모두 위축되며,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는데,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기에 대해 '둔화'라고 평가하다가,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부진'이라는 표현을 썼다.

6월 전산업생산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1.1% 줄어들어, 5월의 1.2%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했다.

KDI는 "광공업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2.9%)하고 서비스업생산은 소폭 증가(0.1%)에 그친 가운데, 제조업평균가동률도 낮은 수준(71.9%)에 머무르는 등, 경기 전반의 부진"이라고 평가했다.

6월 소매판매액은 1년 전보다 1.2% 증가했지만, 전월(3.4%)보다 낮은 증가세다.

KDI는 대내외 수요가 둔화하며 내구재 판매가 감소(-1.9%)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투자와 수출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1년 전과 비교한 6월 설비투자는 9.3% 감소했으며, 특히 특수산업용기계 설비투자가 전월(-25.5%)에 이어 18.3% 줄어드는 등,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가 크게 부진했다고 KDI는 분석했다.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자본재 수입액이 7월에 13.5% 감소한 점도 부정적이다.

7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은 44.7% 줄어, 전월(-34.0%)보다 감소 폭을 키웠는데, KDI는 "앞으로도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건설투자는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부진한 가운데, 주택 관련 선행지표 하락세도 이어졌고, KDI는 주택착공 감소 폭이 기저효과 등으로 줄었지만, 주택인허가는 감소하고 있어, 당분간 주거 건축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7월 수출은 반도체(-28.1%)와 석유화학(-12.4%) 등을 중심으로 1년 전보다 11.0% 감소했다.

KDI는 노동시장과 관련해서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 증가세가 비교적 양호하다고 평가했는데, 6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8만 1000명 증가한 바 있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다섯 달째 부진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더 악화되지는 않았다는 의미"라며 "환율조작국 지정으로 비화한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수출규제 등 통상마찰이 심화되면서 우리 경제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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