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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삼성 창업주, '사업보국' 영감 준 이승만 대통령 정신 기리다
이승만, 대구 제일모직 공장에 '의피창생' 휘호 남겨
이병철, 용인 호암미술관에 이승만 동상 세워 보답
승인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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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08-08 11:4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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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사업보국의 신념은 이날의 이 박사(이승만 대통령)와의 만남을 계기로 더욱 더 확고하게 굳었다. 이날 이 박사의 모습은 지금도 내 기억에 역력하게 남아있는데 마치 큰 불덩이를 솜으로 싼 것 같이 느껴졌다. 만고풍상을 겪은 애국지사요 민족지도자였던 그분의 인상은 일생동안 잊을 길이 없다.” -이병철 『호암자전』 (나남, 1986)

   
▲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사진=호암재단 제공


삼성을 창업한 고 이병철 회장은 이승만 건국대통령의 신념을 이해하고 있었다. 1945년 해방 직후 미군전청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국민들의 70%는 사회주의 이념에 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사회주의는 옳은 길이 아니라는 확신 하에 1948년 8월 15일, 자유민주주의를 기치로 대한민국을 건국한다.

자유민주주의를 건국이념으로 한다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고, 경쟁을 허용하며, 그 속에서 누구라도 승자가 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안에는 기업, 기업인에 대한 존중이 포함돼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신념을 이해한 이병철 회장은 그에 대해 “확고한 신념에 사는 지도자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이냐”고 회고한다.

이 전 대통령 역시 이 전 회장의 성취를 높게 평가했다. 1957년 10월 26일, 대구에 위치한 제일모직 공장을 찾은 이 전 대통령은 공장 시찰을 마친 뒤 “애국적 사업이야. 자랑스러운 공장을 세워 주어서 감사해. 제일모직의 노력으로 온 국민이 좋은 국산 양복을 입게 되었구먼” 하면서 ‘衣被蒼生(의피창생)’이라는 휘호를 남겨줬다. ‘의피창생’은 옷이 새로운 삶을 만든다는 의미다.

   
▲ 1957년 10월 26일, 대구에 위치한 제일모직 공장을 찾은 이 전 대통령은 공장 시찰을 마친 뒤 매우 흡족한 표정으로 “애국적 사업이야. 이처럼 자랑스러운 공장을 세워 주어서 감사해. 제일모직의 노력으로 온 국민이 좋은 국산 양복을 입게 되었구먼” 하면서 ‘衣被蒼生(의피창생)’이라는 휘호를 남겨줬다. /사진=호암자전 제공

두 사람의 협력은 이후에도 계속된다. 1958년 비료 공장 설립을 추진하던 고 이 전 회장은 정부의 원조가 아닌 유럽으로부터 상업차관을 받기로 결심한다. 다만 차관을 받기 위해선 정부의 승낙이 필요했다. 때문에 이 전 회장은 이기붕 국회의장을 찾아 차관 계획을 이야기한 후 경무대를 방문해 이승만을 만난다. 

당시 이승만은 4000만~5000만 달러의 차관을 도입하겠다는 이 전 회장의 뜻에 흔쾌히 승낙해줬다고 한다.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이) 훌륭한 생각이라고 하면서 매우 만족한 표정으로 꼭 성취시키라고 격려해 줬다”며 “사실은 많은 염려를 했는데 의외로 간단하게 대통령의 승낙을 얻게 됐다. 기쁨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회고한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1960년 2월 1일, 정‧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유럽 여행길에 올랐던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의 하야 소식을 전해 듣는다. 이 전 회장은 “불과 몇 달 전에 비료공장을 직접 재가했던 이 대통령이 하야했다는 사실은 거짓말 같았다”면서도 “그러나 이 대통령의 하야로 유혈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고 말한다.

   
▲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은 호암미술관 앞뜰에 존경의 의미를 담아 맥아더와 이승만 동상, 그리고 인천상륙작전 동판을 세웠다. (위) 호암미술관에 있었던 동상과 동판과 (아래) CJ제일제당 인천제1공장 입구에 세워진 동상과 동판. /사진=(위)호암자전, (아래)미디어펜

이 전 대통령 하야 이후 그에 대한 여론은 싸늘했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은 이 전 회장은 “이승만 박사와 함께 맥아더 장군이 없었더라면, 한국의 독립과 6‧25의 전승이 과연 있었을까 하고 나는 항상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호암미술관 앞뜰에 존경의 의미를 담아 맥아더와 이승만 동상, 그리고 인천상륙작전 동판을 세웠다.

이 전 회장은 이에 대해 “관련자 100여명이 참석한 성대한 동상 제막식이 현지에서 거행된 바 있다”며 “똑같은 장군의 동상을 하나 더 만들어 호암미술관 앞뜰의 전망 좋은 곳에 세우는 한편, 장군과 인연이 깊었던 이승만 박사의 동상과 인천상륙작전 동판도 함께 세워 두 분을 길이 기념하고 있다”고 서술했다. 동상에 세워진 건 1982년 전후로 추정된다.

현재 해당 동상은 CJ제일제당 인천제1공장 입구에 세워져 있다. 제일제당이 삼성그룹에서 분리되기 한참 전인 1986년~1987년 사이 이곳으로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워낙 오래된 일이어서 어떤 내막으로 이곳으로 옮겨왔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호암미술관 관계자 역시 “동상이 있는 줄도 몰랐다”며 “오래된 일이어서 아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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