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강백호(20·kt 위즈)와 이정후(21·키움 히어로즈)는 공통점이 많다.

둘 다 야구 실력이 탁월하다. '야구 천재'란 수식어는 둘 모두에게 해당한다. 1년 선배로 프로 3년차인 이정후는 2017년 신인왕 수상자이고, 프로 2년차 강백호는 그 뒤를 이어 2018년 신인왕이었다.

과거 신인왕들이 흔히 시달리고는 했던 '2년차 징크스'도 둘에게는 남의 일이다. 이정후는 지난해도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아시안게임 대표로 발탁돼 금메달의 주역이 됐고 올 시즌에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강백호의 2년차인 올 시즌 성적표 역시 눈이 부실 정도다. 

11일 현재 이정후는 타율 3할3푼3리로 4위에 랭크돼 있고 146안타로 페르난데스(두산, 147안타)와 최다안타 1위를 다투고 있다. 강백호는 타율이 3할4푼이나 돼 타격 2위에 랭크돼 있으며 박민우(NC, 0.343)와 수위타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렇게 걸출한 두 신예는 야구팬들 사이에 인기도 높다. 다만, 둘은 소속팀 때문에 스타로서의 확장성에 제약을 받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 사진=키움 히어로즈, kt 위즈


올 시즌 구단별 관중수를 보자. 11일 현재 키움이 367,337명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홈 관중수 꼴찌다. kt가 412,003명으로 관중수 9위다. 가장 많은 관중수를 기록하고 있는 LG는 760,831명의 홈 관중을 동원했다. 키움 관중수는 LG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바꿔 말해, 키움 소속 이정후나 kt 소속 강백호는 홈 관중들의 성원을 실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편이다. 이정후나 강백호가 만약 LG 선수였다면 훨씬 더 많은 팬을 확보했을 것이다. 

키움은 유일하게 돔구장(스카이돔)을 홈으로 사용해 악천후와 상관없이 쾌적한 환경에서 홈경기를 치를 수 있다. 박병호, 김하성, 서건창 등 스타들도 많이 보유했다. 염경엽 감독 시절부터 꾸준히 상위권 성적도 내고 있으며 올 시즌에는 예상보다 좋은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구단의 태생적 한계, 접근성과 주차장 시설이 열악한 구장, 구단 이미지를 떨어트린 잇따른 악재들 탓에 '인기 구단'과는 거리가 멀다. 

kt는 아직 막내 구단으로서의 불리함을 안고 있다. 연고지 수원에 뿌리를 내린 기간도 짧다. 지난해까지는 줄곧 바닥권 성적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kt는 많이 달라졌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 주역으로 활약하면서 성적도 상승, 현재 5위를 넘볼 정도로 강한 팀이 됐다. 그럼에도 관중 동원 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강백호를 스타 마케팅으로 본격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KBO리그는 새로운 스타 발굴에 목말라하고 있었다. 최근 2년간은 이정후와 강백호라는 걸출한 신예가 잇따라 등장했다. 둘은 신인 때도 잘했고, 2년차 3년차에도 잘하고 있다. 리그 흥행에 분명 호재가 생겼다. 하지만 올해 KBO리그는 전반적인 인기 하락과 관중 감소로 고민하고 있다. 

이정후와 강백호는 어느새 한국 프로야구의 주역으로 성큼 성장했다. 당장 대표팀을 꾸린다면 둘은 우선순위로 꼽힐 것이다. 이런 선수들의 가치를 빛내고, 더 많은 팬들이 이들의 플레이를 직접 지켜보게 만드는 일. 우선 소속팀 키움과 kt 구단부터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다. 실력을 뒷받침하는 '스토리'가 보태져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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