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이 첫 선을 보였다. 12일 SBS 새 예능 프로그램 '리틀 포레스트'가 첫 방송됐다.

'리틀 포레스트'는 육아 예능을 기본 콘셉트로 한다. 육아 예능이야 익숙한 아이템이다. '아빠 어디 가'를 비롯해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이 떠오른다. 남의 아이를 대신 봐주는 육아 예능으로는 최근 등장한 '아이를 위한 나라는 있다'도 있다.

'리틀 포레스트'는 자연친화적 예능이다. 강원도의 한적한 산골에 가상의 키즈랜드를 꾸며놓고 출연진이 아이들의 먹거리를 직접 준비하고 자연을 함께 즐긴다. '삼시세끼' 류의 예능과 접점이 감지된다.

   
▲ 사진=SBS '리틀 포레스트'


출연진도 대단하다. 예능인 같지 않은데 예능 출연만 하면 대박을 이끌어냈던 이서진, 대세 여자 예능인 박나래, 일찍 예능에 입문해 착한예능의 아이콘이 된 이승기가 나온다. 청순가련하면서도 똑 부러지는 역할을 많이 연기해온 배우 정소민의 합류는 신선하다.

좋은 재료를 잔뜩 모아놓고 훌륭한 조리사 조합도 구성했다.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날 '리틀 포레스트' 첫 방송에서는 육아 판타지를 구현하기에 완벽한 장소가 공개됐다. 강원도 인제군 찍박골에 위치한 촬영 현장. 한참 시골인데도 드넓은 대지에 푸른 잔디가 깔린 잘 가꿔진 농장같은 대저택. 오픈키친까지 구비된 건물이나 시설은 보기만 해도 눈이 시원해지는 효과가 있었다.
 
조리사들은 그냥 프로그램에 합류해 입과 몸으로만 시간을 떼우는 것도 아니었다. 사전에 한 달 이상의 시간을 들여 이서진은 아동요리 지도자 자격증을 땄고, 이승기와 정소민은 아동심리 상담 자격증을 따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박나래는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많이 보여온 살림과 요리 솜씨를 발휘해 안방마님 역할을 해냈고, 이승기는 틈틈이 익힌 목공 실력을 발휘해 아이들에게 필요한 용품을 뚝딱뚝딱 만들어냈다. 정소민은 섬세한 손재주로 아이들을 맞을 때 쓸 꽃폭죽을 만들었다. 이서진은, 깊이를 더한 보조개와 지긋한 눈빛 외에도 수제 토마토케첩을 만들어 추가된 재능을 뽐냈다.

이렇게 준비된 '육아 예능인'들이 다양한 아이들을 맞아 함께 시간을 보내기 시작하는 것으로 첫 방송은 진행됐다.

   
▲ 사진=SBS '리틀 포레스트'


시청자들은 높은 시청률로 호응을 해줬다. 기존 드라마 방송 시간대인 월, 화요일 저녁 10시에 파격적으로 편성된 '리틀 포레스트' 첫 회 1, 2부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은 5.1%, 6.8%를 기록했다. MBC 월화드라마 '웰컴2라이프'의 4.4%, 5.6%와 KBS2 월화드라마 '너의 노래를 들려줘'의 2.2%, 2.7% 시청률보다 훨씬 높았다.

방송 후 댓글도 '보기만 해도 눈이 시원했다', '힐링이 되는 프로그램', '아이들에게 낙원과 같은 곳'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분명 과제도 주어졌다. 육아예능을 표방했지만 너무 이상적이어서 현실육아와는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생계, 사회생활 등에 치여 아이 낳기도 두려운 많은 현실 부모들에게 부러운 한숨만 유발하는 것은 아닐지. 하루 이틀 이 곳에서 환상 체험을 한 아이들이 다시 도심 속 북적북적대는 어린이집으로 돌아가 느낄 혼란은 누가 책임져줄 것인지. 

여느 체험형 예능들은 직접 참여하지 못해도 대리만족이 가능한 측면이 있다. 여행을 못 가는 상황이라도 여행지를 간접 구경하고, 한적한 시골 생활을 하면서 세 끼 밥상 차려 먹는 것을 지켜보면서 대리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육아' 문제는 대리만족이 있을 수 없다. 제작진이 이왕 좋은 재료와 조리사들로 익숙하고 맛있는 짬뽕예능을 내놓았으니 이런 부분까지 진지하게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그러면 더욱 새롭고 좋은 프로그램이 한 편 탄생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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