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한국 철강 수입액 3조9105억…판재류·봉형강 순
스테인리스 한국 수입 의존도 평균 80% 웃돌아
원자재 니켈가 1만4520달러…연초 대비 40% 급등
   
▲ 정부가 수출허가 심사기간, 수출허가 서류목록 등 일본에 더 깐깐한 심사를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스테인리스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의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포스코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스테인리스를 둘러싼 대내외 압박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스테인리스의 주요 원자재인 니켈 가격이 연초 대비 40%나 급등하는가 하면 세계 스테인리스 점유율 1위인 중국 청산강철이 국내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일본을 수출 우대국에서 배제하며 포스코 등 스테인리스 수출 기업의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맴돈다. 

13일 일본 재무성 무역 통계와 한국철강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대 한국 수입액 규모는 약 41조813억원으로 이 중 한국산 철강 수입액은 3조9105억원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판재류(2326만톤), 봉형강류(321만톤), 강관(203만톤), 반제품(63만톤) 순이다. 

특히 일본은 판재류 중 스테인리스의 한국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한국산 스테인리스강 열간압연제품, 스테인리스강 냉압연제품, 스테인리스강 냉간압연제품 등의 수입 비중은 평균 80%를 웃돈다. 

한국 정부가 일본을 상대로 수출 규제를 강화할 경우 장기적으로 스테인리스 수출 기업인 포스코, 세아창원특수강 등도 수출 차질에 따른 피해를 입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허가심사기간을 5일 이내에서 15일 이내로 늘리는 것은 일본에 아무 압박이 안 되는 규제"라며 "일본도 고로를 갖추고 있는 데다 대체선이 없는 국가가 아니어서 결국 스테인리스 등 판재류를 수출하는 일부 국내 철강사만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이 높은 스테인리스는 가뜩이나 대내외로 시련을 겪고 있어 철강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스테인리스 생산원가의 60%를 차지하는 니켈 가격은 지난 2일 기준 연초 대비 40%가량 급등한 1만4520달러를 기록했다. 니켈 재고는 최근 52주래 최저 수준인 14만3988톤을 기록하는 등 급감 추세를 보이고 있어 니켈 가격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전 세계 스테인리스 최대 생산능력(1000만 톤/년)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스테인리스 제조사 청산강철이 부산시에 60만톤 규모의 스테인리스 냉연공장 건설을 타진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인도네시아에 연산 300만톤의 스테인리스 공장을 가동하며 잉여물량 처리가 필요했던 것이 청산강철의 국내 진출을 이끌었다.

청산강철은 인도네시아산 열연을 들여와 연간 60만톤의 냉연을 생산해 30%는 한국에 판매하고 나머지는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공급 과잉 상태인 국내 스테인리스 냉연 업계는 중국산 제품까지 생산이 이뤄지면 국내 기업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는 위기에 놓였다.

포스코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만약 청산이 냉연 스테인리스 건설한다면 100만톤 수요에 189만톤을 공급해 약 90만톤이 공급과잉인 현상황에 국내 업체 생존 위기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며 “중국 소재를 사용한 냉연제품이 한국산으로 둔갑해 우회수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의 견제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달 23일부터 향후 5년간 한국, 유럽연합(EU), 일본, 인도네시아의 스테인리스강 빌렛과 스테인리스 강판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중국에 스테인리스강을 수출하는 유일한 국내 기업인 포스코에는 23.1%의 관세율을 적용했다.

포스코는 중국 내 생산법인인 장가항포항불수강에 스테인리스강을 공급하고 있으며 연간 16만톤 수준이다. 다만 포스코 관계자는 “반덤핑 조사 대상 물품을 수출하는 기업이 관세 부과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해당 물품의 수출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가격약속’이 중국 정부로부터 받아들여져 수출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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