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SBS '리틀 포레스트'가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으로 관심을 모으며 첫 주 방송을 끝냈다. 기존 월화 드라마가 방송되던 시간(오후 10시)에 파격적으로 이틀 연속 편성한 '월화 예능'의 시청률은 어땠을까.

12일 1회 방송은 1, 2부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5.1%, 6.8%로 좋은 출발을 했다. 다른 지상파 방송국의 월화드라마들을 제치고 시청률 톱이었다.

13일 두번째 방송에서는 시청률이 뚝 떨어졌다. 1, 2부가 3.5% 5.0%를 기록했다. 전날 1회에 비해 1.5~1.8%포인트 하락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의 3.5%, 5.8%에도 뒤졌다.

'리틀 포레스트' 출연진은 호화롭다. 이서진 이승기 박나래 정소민이 나온다. 촬영 장소인 강원도 인제군 찍박골에 꾸며진 아이들 동산은 모든 것을 갖춘데다 자연 경관이 눈부셔 비현실적으로 보일 정도였다.  

   
▲ 사진=SBS '리틀 포레스트' 포스터


그런데 2회만에 시청률이 하락했다. 왜일까.

'육아'는 있는데, '예능(재미)'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2회 방송에서는 출연진이 책임져야 할 아이들 5명이 모두 모였다. 그리고 청정 자연을 벗삼아 동물 구경도 하고, 이서진이 만든 오무라이스로 즐거운 식사도 하고, 다양한 놀이도 했다.

전원이 미혼으로 육아 경험이 없는 4명의 출연진은 아이들과 이런 일상을 지내면서도 쩔쩔 맸다. 하루도 지나지 않아 출연진은 모두 녹초가 됐다. 이승기는 "아이들 케어는 진짜 다른 일"이라며 고개를 내저었고 "두통이 올라 그러네"라며 드러누웠다. 박나래와 정소민도 "죽을 거 같다"며 드러누웠다. 과묵한(?) 이서진은 말없이 드러누웠다.

제작진은 이 프로그램을 위해 많은 노력과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섭외에 신경을 써 의외의 출연자 조합을 이끌어냈다. 이서진은 아동요리 지도자 자격증을, 이승기와 정소민은 아동심리 상담 자격증까지 따며 의욕적으로 프로그램에 임했다. 완벽해 보이는 촬영 장소도 구했다. 출연 신청을 받아 각자 개성있는 아이들도 초대했다.

이렇게 '육아'를 위한 완벽한 환경과 조건을 만들어놓고 촬영한 프로그램이지만, '예능'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육아 과정이 힘든 것이야 시청자들 누구나 알고 있으며 유사 프로그램도 많다. 출연자들이 익숙하지 않은 육아에 나서 힘들어하는 데 공감은 가지만, 그걸로 끝나면 재미가 없다. 호기심에 방송을 찾아보던 시청자들도 예측 가능한 이야기가 비슷한 톤으로 전개되면 지루해지고 채널을 돌리게 마련이다.

아이들이 등장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의도적인 설정 등으로 재미를 찾아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예능 프로그램인 이상 지켜보는 재미가 담보가 돼야 한다. 출연진이 낯선 육아에 지치고,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이 함께 지쳐가면 곤란하다.

보다 세심한 '관찰',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내는 '아이디어', 버릴 것 버리고 강조할 것 강조할 줄 아는 '편집' 등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예능답게 프로그램을 포장하는 것이 제작진의 능력이다.

'리틀 포레스트'는 16부작으로 기획됐다. 아직 보여줄 것이 많을 것이다. 공들여 제작하고 있는 만큼 보다 많은 시청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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