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강백호(20·kt 위즈)가 많은 야구팬들의 비난을 자초했던 행동에 대해 사과했다. 상대 투수 김원중(26·롯데 자이언츠)을 도발하려고 한 것이 아닌, 자책하는 행동이었지만 잘못된 방법이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강백호는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전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고함을 친 행동은 잘못된 방법이었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한 행동이었다. 많은 분들이 불편하셨다면 다 내 잘못이다. 앞으로 행동 하나하나 조심하도록 하겠다"고 전날 경기에서 문제가 됐던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의 말을 전했다.

강백호는 13일 롯데전에 3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안타 2타점의 좋은 활약을 펼쳤다. 경기 결과는 kt의 5-6 역전패.

문제의 장면은 양 팀이 4-4로 팽팽히 맞선 7회초 kt 공격 1사 만루 찬스에서 강백호가 타격을 하던 도중 나왔다. 강백호는 롯데 3번째 투수로 등판해 있던 김원중과 승부를 벌였는데 3볼-1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5구째 힘껏 친 볼이 파울이 됐다. 그런데 강백호는 곧바로 괴성을 내질렀고, 타석의 흙을 투수쪽을 향해 발로 걷어차며 얼굴을 잔뜩 찡그렸다.

   
▲ 사진=kt 위즈


강백호의 이런 도발하는 듯한 행동에 마운드에 있던 김원중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고 한동안 강백호를 노려봤다. 이후 강백호는 투수땅볼을 쳐 3루 주자가 홈에서 아웃되며 점수를 뽑지 못했고, kt의 득점 없이 이닝이 끝났다.

직관을 하거나 중계방송을 통해 이 경기를 지켜본 많은 야구팬들이 강백호의 행동을 비판했다. 치기 좋은 공을 파울로 만들어 타점을 올릴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오버액션으로 표출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 더군다나 이제 고졸 2년차인 강백호가 6살 나이가 많은 선배 투수에게 무례하게 군 것을 곱게 봐주기는 어려웠다. 관련 기사 댓글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백호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강백호는 "(내가 부상에서) 복귀한 후 팀 성적이 좋지 않아 스트레스가 컸다. 또 (김)원중이 형 볼이 좋더라. (찬스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 의욕이 앞섰다. 노리는 공이 왔는데, 아쉽게 맞지 않았다. 혼자 자책한 것이었는데 그 모습이 투수에게 안 좋게 보일지 몰랐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이어 강백호는 "(김)원중이 형을 결코 도발하려는 게 아니었다. 혼자서 (좋은 볼을 파울로 놓친) 잔상을 잊어보고자 자책하고 있던 것이었다. 욕하지도 않았다. 나도 모르게 나온 행동이다"라고 해명하면서 "앞으로 행동 하나하나 조심하면서 절제된 모습을 보이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강백호는 올해 사직구장과 악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25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외야 수비 도중 방치된 펜스 구조물에 손바닥이 5cm 찢어지는 큰 부상을 당해 43일이나 엔트리에서 제외돼 있었다. 부상 복귀 후 첫 사직 원정에서는 타석에서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해 논란을 일으키며 많은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한편, 강백호는 부상에서 복귀한 후 5경기에서 19타수 8안타의 맹타를 휘둘렀고 홈런 2개를 날려 장기간의 공백에도 여전한 천재적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13일 3안타를 몰아치며 타율을 3할4푼4리로 끌어올려 NC 박민우(0.345)에 이어 타격 랭킹 2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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