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배우 손석구가 비매너 연극 관람 논란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자신은 "부끄러운 관람을 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같이 연극을 관람했던 동료 배우 강한나 오혜원이 이미 해당 행동에 대해 사과한 것과는 비교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16일 오후 손석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을 글을 게시했다. 우선 그는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것 같아 더 이상 피해보시는 주변 분들 없도록 글 올린다"고 하면서 "우선 연극 '프라이드'에 초대해주신 배우 김주헌 형님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손석구는 "연극을 즐기고 아끼는 사람으로써 부끄러운 관람을 하지 않았다"며 "몇몇 관객분들의 주인 의식과 편협하고 강압적이며 폭력적이기까지 한 변질된 공연관람 문화가 오해를 넘어 거짓 양산까지 만드는 과정이 당황스럽지만 이 이상의 반박도 사과도 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자신의 연극 관람 태도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다른 관객들의 경직된 관람 문화와 거짓 소문 등으로 논란이 생겼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손석구는 "듣고 싶은 말이 아니어서 실망하고 안타까워하실 팬분들께는 잘잘못을 떠나 너무 죄송한 마음"이라며 사과를 듣기 원했던 팬들에게 사과를 하지 못한 점은 미안해 했다.

   
▲ 사진='더팩트' 제공, 손석구 인스타그램


손석구는 마지막에 'P.S(추신)'라며 "마른세수, 트림, 기지개, 잡담한 적 없다. **장면(스포방지)에서 '저건 뭐냐'고 했다는 말씀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 비매너 관람 태도로 지적받은 것들은 사실이 아니라며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5일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에 출연하고 있는 동료 배우들인 강한나 오혜원 손석구 등은 연극 '프라이드'를 함께 관람했다. 그런데 이날 공연 후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들의 연극 관람 태도를 지적하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얼굴이 알려진 배우들이 연극을 보면서 맥락 없는 장면에서 웃고, 객석을 향한 사진기 앞에서 브이 포즈를 취하는 등 다른 관객들의 연극 몰입을 방해하는 비매너 행동을 했다는 것. 

논란이 발생한 후인 16일 오전 강한나와 오혜원은 잇따라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즉, 강한나와 오혜원은 관람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또는 다른 관객들이 불편하게 생각할 수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 셈. 하지만 함께 자리했던 손석구는 당당히 부끄러운 관람을 하지 않았다며 사과를 거부한 것이다. 

손석구는 소신을 밝힌 것이겠지만, 먼저 사과한 강한나와 오혜원은 진정성을 의심받는 묘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손석구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전문]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것 같아 더 이상 피해보시는 주변 분들 없도록 글 올립니다.

우선 연극 '프라이드'에 초대해주신 배우 김주헌 형님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난처하게 해드린 것 같아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염치 없지만 얼마 남지 않은 공연 빛나게 마무리 지으시길 진심으로 바라는 바입니다.

간만에 본 너무나도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변해왔고 또 어떻게 변해가야할지 상상하고 나눌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드릴 이야기와는 별개로 아직 안 보셨다면 '프라이드' 관람 추천 드려요.

마지막으로 본론을 말씀 드리자면요. 어제 저와 제 친구들이 몰상식한 공연 관람 자세로 공연을 망쳤으니 사과를 하라는 요구가 있었고 그로 인해 기사까지 났는데요. 

연극을 즐기고 아끼는 사람으로써 부끄러운 관람을 하지 않았습니다. 파란 하늘을 보고 다들 즐거워할 때 누군가는 기억에 따라 눈물이 날 수도 있겠죠. 흐린날 내리는 비를 보고 들뜨는 사람도 물론 있을거구요. 다만 다수에 피해가지 않으면서도 제 권리라고 생각되는 만큼은 조용히 울고 조용히 울었습니다.

몇몇 관객분들의 주인의식과 편협하고 강압적이며 폭력적이기까지 한 변질된 공연관람 문화가 오해를 넘어 거짓 양산까지 만드는 과정이 당황스럽지만 이 이상의 반박도 사과도 하지 않겠습니다. 자잘하고 소모적이 될 수밖에 없는 논쟁은 서로에게 좋지 않다고 느껴서입니다. 듣고 싶은 말이 아니어서 실망하고 안타까워하실 팬분들께는 잘잘못을 떠나 너무 죄송한 마음입니다.

단, 위와 같은 선택을 한 만큼 후에 벌어질 일방적인 여론의 결과 역시 거르지 않고 받아들일 마음준비 하였으니 가감없는 의견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더 지나고 서로 화가 가라앉은 후에는 함께 웃으며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생기길 희망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마른세수, 트림, 기지개, 잡담(막이 바뀔 때 '재밌다' 한 마디 했습니다)한 적 없어요. 관람하며 가장 감명 깊게 눈물 흘린 사람이 한나였습니다. ** 장면(스포금지)에서 저건 뭐냐고 했다는 말씀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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