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메이커로는 최초 FIA 주관 세계 모터스포츠 대회 우승

현대자동차 월드랠리팀이 22일부터 24일(현지시각)까지 독일의 남서부에 위치한 트리에시에서 열린 ‘2014 월드 랠리 챔피언십(2014 WRC) 독일 랠리(ADAC Rallye Deutschland 2014)에서 우승했다. 출전 첫 해에 거둔 첫 우승이다.

현대차 월드랠리팀은 지난 3월 멕시코 대회, 6월 폴란드 대회에서 잇따라 3위로 포디움에 오르며 선전했다. 이번 우승은 팀을 결성한지 18개월, 대회 출전 아홉 번째 만에 이룬 성과다.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세계 모터스포츠대회에서 한국 메이커의 첫 우승이기도 하다.

   
▲ i20 위에 올라탄 이번경기우승의 주역들. 현대차 1호차의 보조 드라이버인 니콜라스 질솔(왼쪽), 드라이버인 티에리 누빌./현대자동차

현대차 월드랠리팀은 21일 연습 운전 중 발생한 충돌사고로 랠리 참가여부가 불투명했다. 하지만 경주차량인 i20을 18시간 만에 정비를 완료해 팀 운영 면에서도 최고 수준임을 입증했다.

메인 드라이버 티에리 누빌이 이끄는 현대차 1호차는 25점, 같은 팀 다니 소르도가 이끄는 2호차는 18점의 포인트를 얻어 총 89개 참가 차량 중 나란히 1, 2위에 올랐다. 제조사 부문에서도 합계 43점으로, 22점을 기록한 2위 'M 스포츠 월드랠리팀'을 두 배 가까운 점수로 제치며 1위에 등극했다.

제조사 시상식에서 최규헌 현대모터스포츠법인 법인장이 1위 수상을 하는 장면에서는 경기장에 애국가가 울려 퍼져 현장 관계자들에게 감동을 더했다.

미쉘 난단 현대차 월드랠리팀 총책임은 “우리는 여전히 올해를 경험을 쌓는 한 해로 보내려고 하고 있고, 이번 결과로 결코 들뜨지 않을 것이다”며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우리 현대 i20 WRC팀은 계속해서 성장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 이번 경주에서 우승한 i20 WRC 랠리카/현대자동차

WRC는 올해 42회째다. 비양산차로 진행하는 F1과 달리 양산차를 개조해 참여하는 대회로, 각 자동차 메이커 간 기술력을 겨루는 대회라 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WRC팀은 1998년 창단해 티뷰론 랠리카로 WRC F2에 데뷔한 이후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영국 MSD사와 베르나 랠리카로 레이싱팀을 운영했다. 선수와 기업 간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 하고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한 채 대외적인 활동을 일시 정지한 바 있다.

이후 토요타와 푸조 팀을 거쳐 총 51회 랠리 우승 경험이 있는 ‘백전노장’ 미쉘 난단을 영입하고 ‘한국 레이싱계의 역사’라 불리는 최규헌 법인장과 자체적으로 팀을 구성해 참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양산차 메이커의 자체 팀 구성은 폭스바겐과 시트로엥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현대는 난단 감독을 비롯한 레이싱 팀에게 스태프 구성에 전권을 주고 2012년 데뷔한 겁 없는 신예 티에리 누빌을 영입하는 등, 오롯이 후원에 힘썼다는 후문이다. i20 레이싱 카의 첫 테스트를 2013년 6월에 마쳤다. 이후 불과 1년 만의 성적이다.

올해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i20 랠리카’는 300마력 급의 터보차저가 장착된 1600cc 엔진을 달았다. 레이싱 전용 6단 시퀀셜 변속기, 4륜 구동 시스템 등을 장착했다.

   
▲ i20 위에 올라탄 이번경기우승의 주역들. 현대차 1호차의 보조 드라이버인 니콜라스 질솔(왼쪽), 드라이버인 티에리 누빌과 팀원들./현대자동차

현대차는 2012년 독일 바이에른 주에 차량 개발 및 테스트 팀 구성 등의 총괄 법인을 설립하고, 현대차 남양연구소의 한국 기술팀과 렐리카 개발에 힘써 왔다.

앞으로 WRC는 영국 웨일즈 렐리를 마지막으로 4회 남아 있다. 다음 10차 전 경기는 ‘코테스 하이 랠리 오스트레일리아(Coates Hire Rally Australia)’로 오는 9월 11일부터 14일까지 오스트레일리아 뉴사우스 웨일즈 코프 하버에서 열린다. [미디어펜=김태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