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기본급 6.1% 인상” vs 사측 “동결” 대립
5년간 임금 0.5% 상승…상경투쟁 등 강경 태도 예고
삼성중, 6분기 연속 적자…“고정비 최소화 유지해야”
   
▲ 삼성중공업이 올해 첫 인도한 동급 LNG 연료추진 원유운반선. /사진=삼성중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삼성중공업 임금 및 단체협상은 두 달째 타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본급 6.1% 인상을 요구하는 삼성중공업 노조는 사측의 동결 입장 고수에 대응해 상경투쟁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국내 조선 3사 중 가장 먼저 올해 수주목표 절반을 달성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수주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맞딱뜨린 노조 리스크를 해소해 나갈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20일 올해 노조의 임단협 요구안에 대한 1차 제시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기본급 6.1% 인상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고정비 최소화, 적자 등을 이유로 동결을 요구했다. 

노조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임금 삭감, 희망퇴직 등으로 근로자의 희생이 컸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임금이 0.5% 상승하는 데 그쳤고 삼성중공업이 잇따른 수주를 하고 있는 만큼 이번 임금 협상에서 기본급 인상만큼은 관철시키겠다는 게 노조 입장이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관계자는 “한때 400%대였던 부채 비율이 100%대로 내려왔다”며 “그 과정에서 부장급 20%, 차장급 15%, 사원 10% 기본급 반납을 짧게는 10개월, 길게는 2년 6개월 지속하는 등 직원들의 희생이 따랐던 만큼 이제는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측은 직원 1인 평균 급여가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란 점을 내세워 기본급 동결을 고수할 공산이 커 보인다. 삼성중공업이 제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1인당 급여는 7000만원이다.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수준이며 현대중공업(6560만원) 보다는 440만원 많았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LNG(액화천연가스) 연료추진 원유 운반선 10척을 수주하며 국내 조선 3사 중 올해 수주목표(78억달러)의 54%를 기록했지만 적자경영은 6분기 연속 지속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개선된 563억원을 기록했다.

노조 요구안에는 기본급 인상 이외에도 명절휴가비 인상, 장기근속 장려금 신설 등이 담겼다. 노동자협의회는 22일 서울 강동구 삼성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앞 투쟁을 위해 서울로 상경해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지난 달 말 쟁의행위 돌입 여부에 대한 찬반투표서 95%의 압도적 찬성을 얻은 바 있어 투쟁강도는 높아질 전망이다. 노동자협의회 관계자는 “구체적 투쟁 방향을 세우고 있으며 총파업 등 투쟁 수위를 높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임단협이 원만히 해결되도록 교섭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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