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구두 브랜드인 에스콰이아(현 이에프씨·EFC)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90여 곳의 납품업체들이 채권단과 에스콰이아 대주주인 사모펀드 H&Q 등을 상대로 집단 소송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 에스콰이아 협력업체 채권단이 에스콰이아 대주주인 사모펀드 H&Q 등을 상대로 집단 소송에 나섰다.

에스콰이아가 지난달 30일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납품대금 289억원을 협력업체에 떠넘기는 상황으로 알려지면서, 에스콰이아를 상대로 소송전이 진행되고 있는 것.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스콰이아 협력업체 대표단은 지난 4일 경기도 성남시민회관에 모여 찬반 투표를 한 결과 협렵업체 98곳 중 70곳(71%)의 찬성을 얻어 집단소송을 진행키로 했다. 법률 대리인으로는 법무법인 태우가 선정됐다.

협력업체 측에서는 에스콰이아 대주주 사모펀드 H&Q가 회생 절차를 염두에 두고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을 악용하고 채권단 법정관리 결정 과정에서 고의로 법정관리를 유도했다는 주장이다.

에스콰이아는 지난 2011년부터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납품대금 결제방식을 전자어음에서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로 전환한 바 있다.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은 어음과 달리 채권을 은행에 담보로 잡힌 뒤 바로 현금화할 수 있지만 채권 발행업체가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채권을 판 업체가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

최근 에스콰이아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160개 협력업체가 납품대금 289억원을 은행에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정용철 에스콰이아 협력업체 대표는 “에스콰이아 회생을 위해 우리 협력업체들은 노력했다”며 “하지만 에스콰이아 대주주 사모펀드 H&Q는 회생절차를 염두하고 외상매출 채권 담보대출을 악용했다”고 말했다.

한편 에스콰이아는 수십 년 동안 브랜드의 입지를 올렸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영이 악화되면서 유통업계에서 점차 외면됐다.

최근 들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품질이 우수하고 세련된 외국산 브랜드를 선호하기 시작하면서, 에스콰이아는 경영난을 타파하기 위해 구두상품권을 남발하고 할인율을 높였지만 결국 브랜드 가치를 떨어지는 상황을 맞닥뜨렸다.

결국 에스콰이아는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렸고 결국 지난 2월 저축은행 대출금 50억원을 연체했다. 이후 3월에 국민은행 등 주채권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지만 부결된 바 있다. [미디어펜=이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