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평균 임금은 허리띠 졸라맸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업황에 먹구름이 드리운 카드업계가 오히려 정규직 몸집을 불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7개 카드사 정규직 수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반면, 업계의 1인 평균 임금은 1.5% 감소해 어려운 업황 분위기를 반영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신한·KB국민·현대·삼성·롯데·우리·하나카드 등 국내 7개 카드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정규직(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수는 1만102명으로 전년 동기(1만62명)에 비해 0.39% 늘었다.

정규직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우리카드였다. 우리카드의 올해 상반기 정규직 수는 716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469명에 비해 247명 증가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올해 2월 기존 비정규직 18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 채용했다”며 “지난해 하반기에도 100여명을 신규채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어려운 업황에도 우리카드가 채용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은 경쟁사에 비해 적은 규모로 추가 인원을 채용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어 롯데카드의 올해 상반기 정규직 수는 144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1351명)에 비해 89명 늘었다.

현대카드만이 유일한 감소세를 보였다. 현대카드의 올해 상반기 정규직원 수는 1376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1775명)에 비해 399명 줄어들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자연 퇴사로 매년 200여명 규모가 회사를 떠나고 있고, 경영상황이 안좋다 보니 충원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불황에 대비한 희망퇴직을 시행한 부분도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의 정규직원 수가 늘어난 가운데 업계의 1인 평균 급여액은 1.5% 감소했다.

국내 7개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1인 평균 급여액은 평균 4442만원으로 전년 동기(4514만원)에 비해 72만원 가량 줄었다.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인 곳은 신입직원 충원으로 정규직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우리카드였다. 우리카드의 상반기 1인 평균 급여액은 390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4800만원)에 비해 900만원 줄어들었다.

이어 하나카드의 올해 상반기 1인 평균 급여액이 4800만원으로 전년(5500만원)에 비해 700만원 가량 감소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작년의 경우 성과급 지급 된 것이 반영됐다”며 “올해는 실적 악화로 인해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하반기엔 상황이 더욱 악화돼 전체적인 임금 감소와 인력 구조조정이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하반기에 비용절감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며 “정규직을 중심으로 한 인력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카드사들의 손익이 많이 악화된 상황에서 더 나은 임금 개선은 바랄 수 없다”며 “카드업에 대한 메리트가 많이 떨어져 이직하는 비율도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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