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중 무역분쟁, 한일관계 악화 등으로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에서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해외 투자설명회(IR)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저평가된 각 회사 주가부양은 물론 신사업 발굴을 위해 ‘직접 뛰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다. 일본 수출규제,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가도 악영향을 받은 것이다. 대다수 종목들이 저평가돼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주가는 요지부동이다.

   
▲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지주사 수장들은 한 가지 공통적인 시도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해외 IR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 주요 금융지주사 수장들은 올해 하반기 잇따라 해외 IR에 나설 계획을 천명한 상태다.

우선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이달 말까지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위스 취리히 등 유럽지역 IR에 나선다. 이 자리에서 조 회장은 블랙록 등 기존 주주와 새로운 기관투자자 등을 만날 계획이다. 현재 블랙록은 신한금융지주 주식을 6.13% 보유한 3대 주주다.

비슷한 시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IR을 진행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내달부터 10월에 걸쳐 런던 등 유럽지역으로 IR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윤 회장은 지난 4월에도 홍콩과 호주에서 IR을 진행했다. 여기서 프랭클린템플턴과 접촉한 이후 모회사인 프랭클린리소시스가 KB금융지주 주식을 5.42% 매입해 주요 주주가 됐다. 유럽에서도 특히 주요 연기금 투자자가 몰려 있는 지역에 들러 적극적인 세일즈에 나설 전망이다.

농협금융의 경우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지난 19일 베이징으로 출국해 오는 23일까지 중국과 호주 등에서 농협은행의 현지 진출 가능성을 타진한다. 현재 호주에는 농협은행 사무소나 지점이 없는 상태인데, 이번 출장으로 농협은행의 해외진출 영역이 넓어질 것인지 주목된다.

현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4대 금융지주사 뿐 아니라 지방금융지주도 마찬가지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은 이미 지난 5월 홍콩과 싱가포르 등에서 해외 투자자 1대1 미팅을 진행했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또한 같은 시기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GIC(싱가포르투자청), 피델리티 자산운용 등 글로벌 투자자를 만났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등 북미지역 IR을 진행할 예정이다.

은행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조만간 도래하는 임기 만료에 앞서 현 시점은 금융지주사 수장들이 마지막으로 회사에 헌신할 수 있는 시기”라면서 “해외IR 뿐 아니라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 등의 시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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