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트래버스 출시 임박…
사장 긴급 호소도 무색 "안타깝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직접 나서 올해의 임금과 단체협약을 조속히 마무리 지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반면 노조는 또 파업카드를 빼들었다.

회사 상황이 좋지 않은 한국지엠이지만 노조는 올해도 임단협에서 사측을 더욱 강하게 압박하기 위해 부분파업에 나섰고 이어 전체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앞서 카젬 사장은 노조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찾아 현재의 회사 상황을 공유하고 설득하고자 했지만 노조의 단체행동으로 그의 노력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20일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완성차 업계에서 가장 먼저 단체행동에 나섰다. 

   
▲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사진=한국지엠


지난 20일 생산직 조합원들은 2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이어 21일에는 4시간 부분파업과 퇴근투쟁을 열었고 사무직 조합원들도 5시간 부분파업에 나섰다. 노조는 같은날 오전 중앙쟁위대책위원회 출범식도 개최했다. 

올해 임단협을 놓고 갈등 중인 노사는 지난 13일 8차 교섭을 끝으로 테이블에 앉지 못했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5.65%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250% 규모 성과급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요구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인천 부평2공장 등에 대한 중장기 발전 전망도 요구하는 중이다.  

문제는 회사측이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오랜 기간 동안 수익성 악화가 진행돼 왔고 본사와 산업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수혈을 받아 회사를 살려놨기 때문에 노조의 입장을 받아 들이기가 힘들다는 게 회사측의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노조는 임금인상을 위해 다양한 구실을 마련해 파업을 정당화 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앞서 카젬 사장은 직접 현장을 찾아 현실직시를 호소했지만 노조는 아랑곳 하지 않고 부푼파업을 시작으로 총파업을 준비중이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카젬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지속 가능하고 수익성 있는 회사로 거듭날 것을 당부하면서 "지난 해가 변화의 한 해였다면, 올해는 GM 및 산업은행 등 주주, 한국정부와 한 약속을 이행해야 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젬 사장은 특히 "지난 해 확정된 미래계획에 따라 회사가 한 약속들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회사의 순조로운 약속 이행과 재무적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동참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회사가 투자, 고용, 신차생산준비, 신차 출시 등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는 만큼, 성과가 나올 때까지 이제는 전 임직원이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업무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카젬 사장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대외경제 여건 속에서 차질 없는 생산과 제품 인도도 고객 신뢰를 잃지 않아야 한다"면서 "어렵고 힘든 여러 도전 과제들이 있겠지만 전 임직원이 한 팀으로 극복해 나간다면 한국지엠의 미래는 더욱 밝고 굳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카젬 사장은 공장을 방문에 노조원들에게 현재의 상황을 인지하고 올해의 임단협의 조속한 마무리를 호소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이 한국지엠은 올해 신차 콜로라도와 트래버스가 출시를 앞두고 있고 새로운 시작과 함께 기사회생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가 이미 부분파업에 들어가고 전체 파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양보와 회사상황에 대한 공감대형성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지엠은 앞서 본사인 GM과 산업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다시 움직이고 있다. 더욱이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경영난으로 모델노후화가 진행되며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트렌드에 맞춰 신차가 출시되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도 내년 출시 예정인 준중형 SUV 트레일 블레이저의 부평공장 생산, 차세대 CUV 창원공장 생산 등 정부와의 장기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한국지엠은 차세대 차종에 대해 각각 부평공장과 창원공장 생산을 확정하고 이 차종들에 대한 생산을 위해 지난 5월 창원공장내 도장공장을 새롭게 짓기 시작했으며 부평공장에서는 내년 SUV 생산을 위한 라인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한국 내 연구개발 업무의 전문성을 더하기 위해 올 1월엔 연구개발 전문 법인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주식회사를 출범 시키고, 차세대 SUV와 CUV 개발을 리드하고 있다. 새로운 차종에 대한 연구개발 업무를 위해 올 상반기 100여명의 엔지니어를 새롭게 고용하기도 했다. 

올해 GM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를 새로 설립하고, 한국을 아시아 태평양 시장을 포함한 GM의 전략적인 시장들을 총괄 관리하는 거점으로 삼겠다는 약속도 지켰다.

이에 더해 각 공장별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투자도 이행하고 있다. 부평 2공장에 5000만달러를 투자해 트랙스 생산을 위한 설비 개선을 진행 중이다.

내수 시장 회복을 위한 조치도 지속적으로 수행 중이다. 한국GM은 지난해 5월 미래 계획 확정 이후 향후 5년간 15차종의 신차와 부분변경 신차를 한국 시장 고객들을 위해 출시하기로 한 바 있고, 작년 신형 스파크와 말리부, 이쿼녹스, 카마로 등을 출시했다. 이달 말에는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내달 초에는 대형 SUV 트래버스를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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