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 상장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4%, 47.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에 그쳤다. 3분기 전망 역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으로 어두운 가운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사태까지 이어지면서 향후 증시 흐름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가 작년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74곳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기업들의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7.4%, 47.6% 격감했다. 

   
▲ 사진=연합뉴스


이미 지난 1분기에도 –36.9%, -38.8%의 감소세를 나타내며 우려를 자아냈는데 지난 분기 들어 감소율이 더 커진 모습이다. 기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2분기에 5.39%로 집계돼 작년 2분기의 8.74%를 크게 밑돌았다.

3분기라고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미중 무역분쟁이 여전히 거대한 리스크로 상존하는 가운데 한국의 경우 한일관계 악화, 홍콩 사태 등을 추가적으로 떠안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한일 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향후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한 영향을 조사한 결과 경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이 51.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기업들은 매출액이 2.8%, 영업이익이 1.9%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발표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최근 전망치가 4327억원을 기록해 6월말 전망치인 9104억원보다 무려 52.5%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에 대한 전망치 역시 6월말 7조 5103억원에서 최근 6조 9395억원으로 7.6% 감소한 모습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상장사 224곳 중 61.2%인 137곳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6월말 대비 악화된 모습이다.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방침을 발표한 시점부터 전망치가 급격히 악화됐음을 알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의 연장을 포기하면서 한일관계, 나아가 한미관계에도 커다란 리스크가 가중된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이슈는 일본 뿐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외교이슈인 만큼 즉각적인 반응은 더딜지 몰라도 한국 기업들에 대한 전반적인 안보 리스크의 증가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한일 양국이 서로를 향한 보복 조치를 번갈아 단행하는 상황에서 일본이 당장 우리 산업계에 실질적인 피해를 주기 위한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전반적인 투자심리는 또 한 번 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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