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예산 증액‧전략자산 확충…TISA 통해 한미일 안보협력”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23일 한일 군사비밀정보의 보호에 관한 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이번 결정이 한미동맹의 약화가 아니라 오히려 한미동맹 관계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서 더욱 굳건한 한미동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2016년 11월에 체결된 한일 지소미아가 이번에 종료됨으로써 안보와 관련된 군사정보 교류 부족 문제에 대해 우려하실 수 있다”며 “이에 대해서는 2014년 12월에 체결된 한미일 3국간 정보공유악정(TISA)를 통해 미국을 매개로 한 3국간 정보공유채널을 적극 활용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발표 다음날 춘추관을 찾은 김 차장은 “그간 우리가 한일 갈등을 풀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다해왔지만 일본이 우리의 ‘국가적 자존심’까지 훼손할 정도의 무시로 일관했으며,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고 말해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있기까지 한미 간 적극적인 소통이 있었다며 한미동맹에 부정적인 역할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차장은 “정부는 이번 한일갈등 문제를 비롯해 지소미아 문제에 대한 검토 과정에서 미국 측과 수시로 소통했으며, 특히 양국 NSC간에는 매우 긴밀하게 협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은 이미 전날 청와대가 발표한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장관은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실망했다”고 밝혔고, 미 국무부와 국방부가 각각의 논평을 통해 “미국과 우리 동맹의 안보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청와대
이에 대해 김 차장은 “이 문제와 관련해 정부는 미 백악관 NSC와 거의 매일 실시간으로 소통했다. 양국간 NSC가 7~8월만에 총 9번 유선 협의가 이뤄졌다”면서 “사실 미측은 우리에게 지소미아 연장을 희망해왔던 것이 사실이고, 미국이 표명한 실망감은 미측의 희망대로 결과가 안나왔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또 “앞으로도 국익과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미측에 적극 설명해나갈 것”이라며 “오늘 중요한 포인트는 이 기회에 한미동맹 관계를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계기라고 본다”고 거듭 밝혔다. 

아울러 김 차장은 “정부는 앞으로 국방예산 증액, 군 정찰위성 등 전략자산 확충을 통한 우리의 안보역량 강화를 적극 추진해나갈 것”이라며 “이번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를 보면서 우리가 스스로 핵심 부품소재에 대한 자립도를 높이지 않으면 언제든지 외부로 인해 우리경제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처럼 안보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국제정세는 불과 몇 년 전과는 확연히 다른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다자주의가 쇠퇴하고 자국 우선주의가 만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을 정도의 국방력을 갖춰야만 안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을 예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당당하고 주도적으로 우리가 안보역량을 강화해나간다면 미국이 희망하는 동맹국의 안보 기여 증대에도 부합할 것이며 종국적으로는 한미동맹의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지소미아 종료를 계기로 한미동맹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판단한 근거에 대해 김 차장은 “(가령) 우리에게는 군 정찰용 인공위성이 하나도 없다. 일본이 8개, 중국이 30개 이상으로 아시아지역에서는 중국이 미국보다 많을 것”이라며 “이런 분야에서도 우리가 더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우리의 독자적인 정보수집, 판독, 분석, 영향, 국방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면 그만큼 동맹국들의 우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전날인 22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뒤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NSC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이후 청와대는 언론브리핑을 열고 지소미아 종료를 밝혔다. 

이후 다음날인 23일 정부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을 외교라인을 통해 일본 측에 통보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지소미아 종료를 알리는 외교공한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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