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비긴어게인3'가 특별한 게스트와 함께했다. 특별한 버스킹도 있었다. 시청자들은 눈호강, 귀호강을 했다. 하지만 아쉬운 느낌도 들었다. 프로그램 본연의 색깔이 살짝 바랬기 때문이다. 

23일 방송된 JTBC 음악예능 프로그램 '비긴어게인3'는 배우 정해인과 김고은이 게스트로 나와 패밀리밴드(박정현 제외)와 함께 서울에서 버스킹을 했다.

TV 예능 프로그램에 함께 모습을 나타내기 힘든 인기 정상의 두 배우 정해인과 김고은이 '비긴어게인'을 찾은 이유는 물론 영화 홍보를 위해서다. 둘이 주연을 맡은 '유열의 음악앨범'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홍보를 위해 흔한 버라이어티 예능이나 토크 예능 대신 정해인과 김고은이 '비긴어게인'에 출연한 것은 영리한 선택이었다. 두 사람이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도 그랬다. 

정해인은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을 하면서 음악이 얼마만큼 중요하고 음악이 주는 힘이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김고은은 "음악은 듣는 순간 어떤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버스킹을 하면서 듣는 분들이 추억을 떠올리게 노래를 불러 보고 싶어 출연하게 됐다"고 했다. 프로그램 성격과 음악이 주요 모티브로 등장하는 영화는 서로 상응하는 면도 있다.

   
▲ 사진=JTBC '비긴어게인3' 방송 캡처


김고은의 노래 실력이야 이미 정평이 나 있는 터. 신승훈과 듀엣곡을 부른 적도 있고, 지난 2월 방송된 JTBC '너의 노래는'에서 패티김의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을 불러 가수들의 뺨을 치기도 했다. 정해인도 매력적인 목소리를 그대로 담아 담백하게 부르는 노래로 감춰둔 실력을 뽐냈다.

패밀리밴드들을 만나 연습을 하면서 의외의 가창력으로 멤버들조차 깜짝 놀라게 했던 두 사람. 버스킹 현장에서는 '유열의 음악앨범'에 삽입된 루시드폴의 '보이나요'로 포문을 열었다. 정해인은 이수현과 듀엣으로 산울림의 '너의 의미'를 부르고, 애창곡인 故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불러 청중들을 설렘에 빠지게 했다. 김고은은 헨리와 영화 '스타 이즈 본' OST '아 윌 네버 러브 어게인(I'll never love again)'을 수준급으로 불러 감탄을 자아냈다. 

이날 '비긴어게인3'는 그 자체로는 성공적이었다. 정해인과 김고은의 새로운 매력을 엿볼 수 있었고, 패밀리밴드의 해외 버스킹을 TV로 보면서 마냥 부러워만 하던 (일부 선택된) 국내 팬들은 버스킹을 직접 지켜보며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영화 홍보에도 분명 도움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비긴어게인3' 시리즈의 흐름은 잠시 끊겼다. 예고편으로 공개됐던 박정현의 '샹들리에'는 갑작스런 정해인 김고은 출연 특별판 때문에 밀려 다음 주 방송에서나 보게 됐다(이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는 팬들이 상당수 있었다).

'비긴어게인' 시리즈가 3번째 시즌까지 이어지며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비긴어게인'은 "국내 최정상의 뮤지션들이 해외의 낯선 도시에서 버스킹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으로 기획 의도가 소개돼 있다. 그동안 이런 프로그램 기획 의도에 충실했다. 해외 낯선 길거리에서 우리의 자랑스런 아티스트들이 오로지 음악 하나로 세계인들과 공감을 나누는 모습이 감동을 안겨왔다.

'비긴어게인'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 다른 예능 프로그램처럼 영화나 드라마, 뮤지컬 등의 홍보용으로 게스트를 초청하는 일은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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